시조의 악기론

제23절, 옛날에 순 임금은 5현의 거문고를(역: 녹시 김 재 황)

시조시인 2022. 3. 18. 18:35

제23절 옛날에 순 임금은 5현의 거문고를

 23. 昔者舜作五絃之琴 以歌南風 蘷始制樂以賞諸侯(석자순작오현지금 이가남풍 기시제락이상제후).

 옛날에 순 임금은 5현의 거문고를 만들고 이로써 ‘남풍’(南風: ‘공자가어’에 나오는 ‘남풍의 시’를 말함. 그 시에 가로되, ‘南風之熏兮 可以解吾民之慍兮 南風之時兮 可以阜吾民之財兮/ 남풍지훈혜 가이해오민지온혜 남풍지시혜 가이부오민지재혜’를 노래했다. 이는, ‘살랑살랑 불어오는 남풍이여, 그것은 우리 백성 노여움도 풀어 주리라. 때맞게 불어오는 남풍이여, 그것은 우리 백성 재산도 풍요롭게 해주리라.(可以阜吾民之財兮)’라는 뜻이다. 이 남풍가는 ‘순’의 자작인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을 노래했다. ‘기’(蘷: 사람 이름. 순 임금을 섬겨 음악을 다스렸다고 함)가 처음으로 ‘악’을 제정하여 이로써 제후를 상 주었다.>

 ‘시조’의 경우- <옛날에 시조작가는 5현의 거문고를 만들고 이로써 ‘창’(그 시에 가로되, ‘南風之熏兮 可以解吾民之慍兮 南風之時兮 可以阜吾民之財兮/ 남풍지훈혜 가이해오민지온혜 남풍지시혜 가이부오민지재혜)’을 불렀다. 이는, ‘살랑살랑 불어오는 남풍이여, 그것은 우리 백성 노여움도 풀어 주리라. 때맞게 불어오는 남풍이여, 그것은 우리 백성 재산도 풍요롭게 해주리라.’라는 뜻이다.)을 노래했다. 누군가 처음으로 ‘시조 내용’을 지어서 고을을 높여 주었다.>

[녹시 생각]
 이 절에서는 무엇보다 ‘남풍가’(南風歌)에 마음이 간다. 그중에 ‘우리 백성 노여움도 풀어 주리라.’가 마음을 흔든다. 그렇다. ‘시조’는 ‘남풍’이다. 모든 사람의 노여움을 풀어 줄 수 있어야 한다. 음악이든 시조든 홀로 즐기는 것보다는 함께 즐기는 것이 더욱 즐겁다. 이 이야기가 고전 ‘맹자’(2-1)에 있다. 다음과 같다.

 기원전 318년, 맹자가 55살 때, 그는 제(齊)나라에서 ‘경’(卿)이란 벼슬에 있었다. 하루는 맹자가 선왕(宣王)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왕께서 예전에 ‘장포’라는 신하에게 ‘음악을 좋아한다.’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으신지요?” “과인은 예전 왕들의 음악을 좋아하지는 못하고, 다만 세속적인 음악을 좋아할 뿐입니다.” “왕께서 음악을 매우 좋아하신다면 제나라는 아마 잘 다스려질 겁니다. 지금의 음악은 옛날의 음악과 마찬가지입니다.” “그 말씀을 들어 볼 수 있겠습니까?” “음악을 홀로 즐기는 것과 남들과 함께 즐기는 것 가운데, 어느 편이 더 즐겁겠습니까?” “홀로 즐기는 쪽이 남들과 함께 즐기는 것만 못하겠지요.” “적은 사람들과 함께 음악을 즐기는 쪽과 많은 사람과 함께 음악을 즐기는 쪽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즐겁겠습니까?” “그거야, 많은 사람과 함께 즐기는 쪽이 더 즐겁겠지요.”
 어찌 음악뿐이겠는가. 시조 또한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