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절 천자가 ‘악’을 만들었는데
故天子之爲樂也 以賞諸侯之有德者也 德盛而敎尊 五穀時熟 然後賞之以樂 故其治民勞者 其舞行綴遠 其治民逸者 其舞行綴短 故觀其舞知其德 聞其諡知其行也(고천자지위락야 이상제후지유덕자야 덕성이교존 오곡시숙 연후상지이락 고기치민로자 기무행철원 기치민일자 기무행철단 고관기무지기덕 문기시지기행야).
그러므로 천자가 ‘악’을 만들었는데 이로써 제후 중의 ‘베풂’ 있는 자를 상 주었다. ‘베풂’이 넘치고 가르침이 높으면 5곡이 때맞춰 익고 그런 다음에야 상 주는 데 있어서 ‘악’으로써 하였다. 그러므로 그 백성의 노고를 다스림에는 춤추는 열 사이를 넓게 하니 장내도 또한 멀고 넓게 보였다. 그 백성 다스리는 것이 등한했던 자는 그 춤추는 열 사이를 짧게 하고 장내도 협소하다. 그러므로 그 춤을 자세히 보아서 그 베풂을 알고 그 시호를 듣고 그 ‘행’(행적)을 아는 것이다. (녹시 역)
‘시조’의 경우- <그러므로 시조시인이 ‘시조 내용’을 만들었는데 이로써 ‘베풂’ 있는 자를 칭송했다. ‘베풂’이 넘치고 가르침이 높으면 5곡이 때맞춰 익고 그런 다음에야 칭송하는 데 있어서 ‘시조 내용’으로써 하였다. 그러므로 그 사람의 노고를 다스림에는 ‘휘청거리는 멋’으로 열 사이를 넓게 하니 장내도 또한 멀고 넓게 보였다. 남을 아끼는 것이 등한했던 자는 그 ‘휘청거리는 멋’으로 사이를 짧게 하고 장내도 협소하다. 그러므로 그 멋을 자세히 보아서 그 베풂을 알고 그 칭호를 듣고 그 ‘행’(행적)을 아는 것이다.>
[녹시 생각]
시조도 시(詩)이기 때문에 그 내용이 감동적이어야 한다. 뚜렷한 개성미도 지녀야 한다. 다소 과장적이라고 하더라도 허용되는 범위 안에서 더욱 휘청거리는 멋을 보여 주어야 한다. 여기에는 비유(比喩)가 사용되곤 한다. 시조도 ‘비유’로 해서 더욱 빛난다. 수사적 용어로 설명하자면, 원관념과 보조관념이 결합하여 있는 것을 가리켜서 ‘비유’라고 한다. 원관념은 ‘비유되는 이미지 또는 의미재’이고, 보조관념은 ‘비유하는 이미지 곧 재료재’라고 말한다. 이때 원관념과 보조관념은 ‘~같이’ ‘~처럼’ ‘~듯이’ ‘~인 양’ 등의 매개어로 결합하거나 이 매개어가 없이 결합하기도 한다. 시경(詩經)의 수사법은 ‘비’(比)와 ‘흥’(興)과 ‘부’(賦)로 나타나 있다. 여기에서 ‘비’는 ‘현재의 실정을 비유한 것’ ‘이것이 저것과 같다고 말하는 것’ ‘한 사람이 다른 사물에 견주는 것’ ‘드러나는 것’ 등을 가리킨다고 한다. 그리고 ‘흥’은 ‘즐거움으로 일어나는 정서’를 이른다. 시경에서는 ‘좋은 점을 비유한 것’ ‘다른 사물을 끌어와서 자신의 마음을 일으키는 것’ ‘숨어 있는 것’ 등이라고 한다. 또, ‘부’는 ‘한시에서 육의(六義)의 하나로, 감상을 느낀 그대로 읊는 글’이라고 되어 있다. 이 중에서 ‘부’는 비유하지 않고 사물을 ‘바로 진술하는 것’이다. 그 나머지 ‘비’와 ‘흥’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빗대어 말하는 것’이다. 즉, 이 ‘비’와 ‘흥’이 비유인데, 이런 비유의 근거는 두 사물 사이의 유사성이나 연속성에 있다고 본다. 두 사물의 동일성에 따라 비유는 성립된다. 이 동일성의 발견을 심리학 용어로는 ‘전이’(轉移: transfer)라고 한다. 그러므로 비유는 ‘동일성의 원리’에 뿌리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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