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의 악기론

제25절, '대장'은 이를 밝힌 것(역: 녹시 김 재 황)

시조시인 2022. 3. 19. 12:58

제25절 ‘대장’은 이를 밝힌 것

 大章章之也 咸池備矣 韶繼也 夏大也 殷周之樂盡矣(대장장지야 함지비의 소계야 하대야 은주지락진의).

 ‘대장’(大章: 요 임금이 지은 음악의 이름)은 이를 밝힌 것이다. ‘함지’(황제가 지은 음악의 명칭)는 갖추어졌고 ‘소’(순 임금이 지은 음악의 명칭)는 계승한 것이며 ‘하’(우왕이 지은 음악의 명칭)는 큰 것이다. ‘은나라’와 ‘주나라’의 ‘악’(음악)은 ‘사람의 일’을 다하여 유감이 없게 하였다(극진하였다.). (녹시 역)

 ‘시조’의 경우- <‘청구영언’(靑丘永言: 조선 후기 시조작가인 김천택이 엮은 가집 이름)은 이를 밝힌 것이다. ‘해동가요’(海東歌謠: 조선 후기 시조작가 김수장이 분류 편찬한 가집 이름)는 갖추어졌고 ‘가곡원류’(歌曲源流: 박효관과 안민영이 시조 작품을 정리하여 편찬한 가집 이름)는 수록한 것이며 ‘송강가사’(松江歌辭: 조선 후기, 정철의 시조와 가사를 소록한 시가집 명칭)는 큰 것이다. ‘고려’와 ‘조선’의 ‘시조 내용’은 사람의 일을 모두 하여 극진하였다.>

[녹시 생각]
 생각해 보면, 세종 임금이 한글을 만드셨음이 감사할 따름이다. 그전까지는 말과 글이 달라서 시조를 기록할 수 없었고 그저 구전으로만 전해지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러다가 한글이 만들어지자, 뜻 있는 사람들이 입에서 입으로 전하여지던 고시조를 붙잡아 기록하기에 이르렀다. 그 이름들이 바로 ‘청구영언’이니 ‘해동가요’니 ‘가곡원류’니 ‘송강가사’니 하는 것들이다. 물론, 이 외에도 여러 작품을 묶어서 펴낸 책들이 많다. 물론, 구전되어 온 내용이기에 변한 부분도 적지 않을 것이고, 작가조차도 잘못 전해진 작품이 더러 있다. ‘작가 미상’이란, 작가는 알 수 없이 작품만 알려진 경우이다. 내가 조사한 바로는, 그런대로 360여 명 정도는 작가를 내세울 수 있다. 그동안 많은 학자가 노력한 결과가 아닐까 한다.
 비교적 최근에 발견된 가곡집으로 ‘병와가곡집’(甁窩歌曲集)이 있다. 이는, 1956년 경상북도 영천군 고경면(古鏡面) 이수철(李秀哲) 본가에서 발견된 시조집으로, 병와(甁窩) 이형상(李衡祥)의 유품 중에서 나왔으며, 모두 172명의 작품 1,109수가 수록되어 있다. 편자는 미상이고 편찬 연대는 정조대(正祖代 1713년)로 짐작되고 있다. 그러나 편자가 자필로 기록한 저서목록에는 ‘악학습령’(樂學拾零)으로 되어 있다. 이 필사본은 가장 오래된 시조집이며 가장 많은 작품이 수록된 시조집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