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절 ‘덕’이라는 것은 ‘성’의 실마리
德者性之端也 樂者德之華也 金石絲竹 樂之器也. 詩言其志也 歌詠其聲也 舞動其容也 三者本於心 然後樂器從之 是故情深而文明 氣盛而化神 和順積中 而英華發外 惟樂不可以僞爲(덕자성지단야 악자덕지화야 금석사죽 락지기야 시언기지야 가영기성야 무동기용야 삼자본어심 연후락기종지 시고정심이문명 기성이화신 화순적중 이영화발외 유락불가이위위).
‘덕’(베풂)이라는 것은 ‘성’(성품)의 실마리이다. ‘악’(음악)이라는 것은 ‘베풂’의 꽃이다. ‘금석사죽’(악기의 재료. 가령 ‘종’은 쇠, ‘경’은 돌로 만든다. ‘거문고’는 실, ‘피리’는 대나무로 만든다.)은 ‘악’(음악)의 ‘기’(그릇)이다. ‘시’(詩)는 그 뜻을 말한 것이고 ‘노래’는 그 소리울림을 가락으로 나타낸 것이며 ‘춤’은 그 모습을 움직이는 것이다. 3가지가 마음이 뿌리를 둔 다음에야 ‘악’의 그릇이 이에 따른다. 이렇기에 마음의 정이 깊고 두터워야 음악의 문리가 청명하고(가락이 고르고 어지럽지 않은 것), 심기가 왕성해야 감화가 신과 같아서 헤아릴 수 없으며, ‘화순’(누그러뜨림과 고분고분함)이 마음속에 쌓여야 뛰어난 아름다움을 가진 음악이 밖으로 나타난다.(영화발외) 오직 ‘악’(음악)만은 거짓으로 함은 옳지 않다. (녹시 역)
‘시조’의 경우- <‘베풂’이라는 것은 ‘성’(성품)의 실마리이다. ‘시조 내용’이라는 것은 ‘베풂’의 꽃이다. ‘유곡절해’는 ‘시조 내용’의 ‘기’(그릇)이다. ‘시’(詩)는 그 뜻을 말한 것이고 ‘노래’는 그 음률을 가락으로 나타낸 것이며 ‘휘청거리는 멋’은 그 모습을 움직이는 것이다. 3가지가 마음이 뿌리를 둔 다음에야 ‘시조 내용’의 그릇이 이에 따른다. 이렇기에 마음의 정이 깊고 두터워야 시조의 문리가 청명하고(가락이 고르고 어지럽지 않은 것), 심기가 왕성해야 감화가 주재자와 같아서 헤아릴 수 없으며, ‘화순’(누그러뜨림과 고분고분함)이 마음속에 쌓여야 뛰어난 아름다움을 가진 시조 내용이 밖으로 나타난다. 오직 ‘시조 내용’만은 거짓으로 함은 옳지 않다.>
[녹시 생각]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정하는 것 다음으로 중요한 게 ‘베풂’이다. 시조시인도 ‘베풂’을 실천한다. 아름다운 작품을 짓고 아름다운 말을 하고 아름답게 살아가는 모습들이 모두 ‘시인의 베풂’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아무리 아름다운 작품을 지었다고 하더라도 남에게 읽히지 않으면 ‘베풂’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서 시인은 시집을 펴내게 되는데, 이게 ‘베풂으로 이어지기’가 그리 만만하지 않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가. 감동을 주지 못하는 작품은 읽히지 않는다. 그리고 감동은 거짓이 아닌 참이어야 얻을 수 있다.
공자께서는 제자들에게 왜 시(詩)를 읽으라고 하셨을까? 무엇보다도 ‘시(시조)’는 참되기 때문일 것이다. ‘논어’의 위정편에는 다음과 같은 대목이 있다.
즉, ‘子曰 詩三白 一言以蔽之 曰思無邪’(자왈 시삼백 일언이폐지 왈사무사) 이는, <공자님이 말씀하셨다. “시경의 시 3백 편은 한 마디로 말해서 나타난 생각에 속임이 없다.”>라는 뜻이다. 여기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글자는 ‘사’(邪)이다. 이 글자는 ‘간사하다’ ‘어긋나다’ ‘속이다’ ‘비뚤다’ ‘악함’ 등의 뜻을 지녔다. 이 모두가 ‘거짓’과 통한다. 다시 말해서 참되지 못하다는 말이다. 시조의 존재가치가 여기에 있다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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