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기를 읽다

악기 19-19, 하늘은 높이고 땅은 낮추어서 임금과 신하가 정해지고

시조시인 2022. 8. 2. 06:07

樂記(악기) 第十九(제십구) 

19- 19 天尊地卑 君臣定矣 卑高以陣 貴賤位矣 動靜有常 小大殊矣 方以類聚物以羣分 則性命不同矣 在天成象 在地成形 如此則禮者 天地之別也(천존지비 군신정의 비고이진 귀천위의 동정유상 소대수의 방이류취물이군분 즉성명불동의 재천성상 재지성형 여차칙례자 천지지별야).
[하늘은 높이고 땅은 낮추어서 임금과 신하가 정해지고 낮춤과 높임이 이로써 벌여 서며 귀하고 천함이 자리를 잡는다. (음과 양의) 움직임과 고요함은 ‘상’(법도나 관례)이 있으며, 작고 큼이 달리하여 ‘방향을 같이하는 자’는 그 같은 무리로서 모이고(방이유취) ‘물’(동식물 따위)이 무리로써 나누어짐은 곧 ‘천명에 따라 부여되는 성품’(性命)이 같지 않기 때문이다. 하늘에 있어서는 ‘형상’을 이루고 땅에 있어서는 ‘모양’을 이루니 이와 같으면 곧 ‘예’는 하늘땅의 다름이다.] 
     
 하늘은 높이 하고 땅은 낮추니 군주와 신하의 높고 낮음이 정해지고, 높고 낮은 것이 벌여 서니 귀천이 자리 잡고, 음과 양이 움직이고 고요히 하는 일상의 도가 있으니 작고 큰 것을 다르게 하고, 도는 같은 부류로써 모이고 물건은 무리 지어 나뉘는 것이니, 이는 성과 명이 같지 않기 때문이다. 하늘을 본받음에 있어서는 상을 이루고 땅을 본받음에 있어서는 모양을 이루니, 이는 예가 하늘과 땅의 분별이 되는 것과 같다.
 즉, 하늘은 존귀한 것으로서 위에 있고 땅은 천하므로 아래에 있다. 이로써 천지 간에 군신의 본분이 자연 정해지는 것이다. 따라서 성인은 이를 본받아 군신의 예를 제정했다. 또 산악이나 구릉은 높고 강이나 늪 따위는 낮게(卑高: ‘산악’ ‘구릉’ ‘천택’ ‘지소’ 같은 ‘비고, 즉 높고 낮다는 뜻’의 지세를 말함) 벌여져(陳: 벌인다는 뜻) 있다. 이로써 천지간에 자연히 귀천의 지위가 있는 것이다. 성인은 이를 본받아 귀천의 구별을 또한 정했다. 양기는 움직여서 신장하고 음기는 정지하고서 굴축하는데(動靜: 음양의 동정을 말함) 여기에는 일정한 법칙이 있어 어지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천지간에 자연히 작은 일과 커다란 일의 다름이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성인은 이에 따라 적고 큼의 일을 구별한다. 방향을 같이 하는 자는 모두 그 무리로써 모여 살고(방이유취: ‘방’은 방향이다. 방향을 같이 하는 자는 그 무리로서 모인다는 뜻. ‘剛柔燥濕’은 각각 유로서 상종하는데 성인은 이것을 본받아 ‘군신’ ‘부자’ ‘’부처‘ ’장유‘ ’붕우‘의 5륜의 도를 정했다.) 동식물은 그 떼로서 분거하는데(물이군분: ’물‘은 동식물 따위를 가리킨다. ’군‘은 ’群‘과 같음. ’물‘은 각각 무리로서 나누어 산다는 뜻. 알기 쉽게 말해서 개는 개, 소는 소로 그 종류에 따라 나누어 사는 것. 성인은 이것에 따라 吉凶軍賓嘉의 5례를 정했다.) 이는 곧 ‘성’(性命: ‘性’과 같음. ‘성’은 천명에 의해 부여되는 것이므로 ‘성명’이라고 한다.)이 같지 않기 때문이다. 성인은 이것에 의해 오륜과 오례의 길을 세웠다. 하늘에 있어서는 일월성신이 찬란하여 그 형상(象)을 이루니 성인이 이를 본받아 의복이나 기거의 모양을 제정하였다. 땅에 있어서는 산천과 동식물이 잡다하게 섞여 그 모양(形)을 이루었는데 성인이 이것에 의해 궁실기구의 제도를 정했다. 이와 같이 됨을 볼 때 예에 구별이 있음은 천지 자연의 분별에 본받은 것임을 알게 된다.

[시조 한 수]

예의 제정

김 재 황


하늘은 존귀하니 위에 있게 되는 거고
이 땅은 천하여서 아래 있게 된다는데
따라서 이를 본받아 군신 예가 생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