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통선이여] 편
파주 사미천에서
김 재 황
북에서 시작되어 흘러오는 쪽빛 물길
민통선 철책 따라 세운 뜻을 새겨 가면
한 가닥 풀린 시름이 임진강에 닿는다.
성급한 누치들이 거친 물살 거스르면
모래밭 고운 터에 뿌린 내린 달뿌리풀
잘 닦인 조약돌만이 지난 세월 말하는가.
일평생 가꾸어 온 오직 푸른 소망으로
실향민 그 뼛가루 몇 줌 여기 뿌렸는지
귀 시린 숨소리인 양 물비늘이 빛난다.
(1992년 6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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