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통선이여] 편
김포 애기봉에서
김 재 황
(1)
흙 한 줌 붉은빛이 누구인들 예사일까
병자년 난리 통에 고운 이를 빼앗겼던
그날의 피맺힌 눈물 방울방울 얼룩졌다.
(2)
북녘을 바라보니 한터산과 도고개산
조그만 마을들을 겨드랑이 새에 끼고
평화만 부르짖을 뿐, 오가는 길 막는다.
(3)
눈앞을 가로질러 펑펑 우는 강물 소리
흐르는 세월 속에 한 여인의 한숨처럼
한반도 이어지는 꿈 붉디붉게 녹슬었다.
(199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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