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제비꽃 그 숨결이] 편
서울은
김 재 황
가난한 선비들이 모여 살던 저 남산골
척박한 땅일수록 오직 푸른 소나무로
헛기침 높은 자리에 혼을 심어 가꾼 곳.
하늘을 잃고서도 먼 구름을 바란 마음
목마른 가슴에는 깊게 흐른 한강 물이
헛된 꿈 아니라는 듯 비린내를 풍긴 곳.
제야에 울리려면 그 동종을 울려야지
철바람 불 때마다 칭얼거린 풍경 소리
바람이 낡은 궁궐을 조심조심 끌고 가네.
(200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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