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혀놓은 가을 엽서] 편
기차를 타고 가며
김 재 황
날 향해 손 흔드는 차창 밖의 저 풍경들
편히 앉아 바라보니 절로 가슴 찐해 온다,
떠나면 못 볼 것 같은 그런 마음 들기에.
나 홀로 가지 않고 들과 산도 흘러가서
그 자리와 그 모습을 지킬 수가 없을 테니
시간이 달리는 대로 몸과 마음 맡긴다.
갈 곳이 머나머니 내릴 수는 아직 없고
검은 연기 되살리며 어둠 터널 벗어나면
옛 마을 둥근 물소리, 귓바퀴에 매달린다.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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