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 이 해 져므러시니/ 작가 미상
[원본]
이 해 져므러시니 아니 놀고 어이하리
즐기믈 됴하하나 황함은 말지어다
아마도 직사기우야 긔 냥산가 하노라.
[역본]
이 해가 저문 뒤니 아니 놀고 어쩌겠나
즐김을 좋아하나 거칠지는 말아야지
아직도 직분 근심이야 그 남잔가 여긴다.
[감상]
초장을 본다. ‘져므러시니’는 ‘저물었으니’라는 말인 것 같다. 낮에는 일을 해야 하니 그래도 남의 눈이 있어서 마음대로 놀 수가 없다. 날이 저물면 남이 안 보는 데에서 놀 수가 있다. 그래서 시골에서는 밤에 마실을 잘 다닌다. 술도 마시고 화투도 치고 잡담도 건낸다. 그게 밤에 이루어진다. 중장으로 간다. ‘황함’은 ‘성질이 치근차근하지 아니하고 아주 거칠며 데면데면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 나는 이를 그냥 ‘거칠다.’라고만 풀이하였다. 모여서 즐기는 것이야 누가 무어라고 하겠는가마는 여럿이 모이면 가끔 다툼이 일어나곤 한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나겠는가? 게중에는 성격이 아주 거친 사람이 끼어 있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 하나로 해서 늘 말썽이 생긴다. 종장으로 간다. ‘직사기우’는 ‘職思其憂’인 것 같은데, ‘직분에 따르는 근심’을 가리킨다. 그리고 ‘긔 냥산가’는 ‘是爲良士’를 말하는 것 같은데, ‘선량한 남자’를 이르는 말이다. 놀아도 그 따르는 직분을 지켜야 한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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