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 이셩져셩 다 지내고/ 작가 미상
[원본]
이셩져셩 다 지내고 흐롱하롱 인일업내
功名도 어근버근 世事도 싱슝상슝
每日에 한 盞 두 盞 하여 이렁저렁 하리라.
[역본]
이럭저럭 다 지내고 하롱하롱 한 일 없네
이름 냄도 어근버근, 세상 일도 싱숭생숭
날마다 한두 잔 하여 이렁저렁 지내리.
[감상]
초장을 본다. ‘이셩져셩’은 ‘이럭저럭’이라는 말이다. ‘흐롱하롱’은 ‘세월을 보낸다는 의미’인데, ‘하롱하롱’을 일컫는다. 하루를 이럭저럭 다 보내고 하롱하롱 한 일이 없다고 한다. 이 시조는 부사에 마음을 써야 한다. 이러한 방법도 시조의 맛을 내는 데 필요하다. ‘인일업내’는 ‘이룬 없네.’라는 뜻이다. 이럭저럭 지내다 보니 무슨 이룬 일이 있겠는가. 그야말로 허송세월을 했다고 본다. 중장으로 간다. ‘공명’은 ‘공을 세워 세상에 이름을 떨침’을 가리킨다. 그리고 ‘어근버근’은 ‘일이 제대로 맞지 않고 일치하지 아니한 모양’을 나타낸다. 또, ‘싱숭생숭’은 ‘마음이 산란한 모양’이다.이름을 세상에 떨침도 제대로 되지 않고 세상 일도 마음을 산란하게 한다. 모두가 헛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종장으로 간다. ‘이렁저렁’은 ‘이런 모양과 저런 모양으로’라는 뜻인데, ‘딱히 정한 방법이 없이 이렇게 저렇게 되는 대로’라는 의미로도 쓰인다. 멋있는 부사가 이어진다. 우리나라 부사의 넉넉함을 알 수 있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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