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 이러하나 저러하나/ 작가 미상
[원본]
이러하나 저러하나 草屋 便코 둇타
淸風은 오락가락 明月은 들낙나락
이中에 病업슨 이몸이 자락깨락 하리라.
[역본]
이러하나 저러하나 이 초가가 편해 좋다
맑은 바람 오락가락 밝은 온달 들락날락
이 안에 안 앓는 내가 자다 깨다 한다네.
[감상]
초장을 본다. ‘초옥’은 ‘초가’를 말하는데, ‘짚이나 갈대 따위로 지붕을 인 집’을 가리킨다. 집을 가지고 말하는 사람이 많지만, 누가 무어라고 하든, 작가는 초가가 편해서 제 맘에 든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집은, 비가 올 때에 새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수리를 쉽게 하는 게 좋은데, 초가는 짚이나 갈대 따위로 지붕을 했으니 수리하기가 쉽다. 다만, 자주 수리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르긴 한다. 중장을 본다. ‘청풍’은 ‘맑은 바람’이고, ‘명월’은 ‘밝은 달’이다. 나는 ‘밝은’을 강조하기 위해서 ‘온달’이라고 했다. 달이 어디를 들락날락하는가? 그야 구름 속을 들락날락한다. 그 말이 술래잡기를 하는 듯싶아사 정감이 간다. 달과 바람이 하는 놀이를 느껴 볼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한다. 종장으로 간다. 초가에서 달과 바람을 벗삼아 안 앓는 내가 자다가 깨다가 한다니 이게 신선놀음이 아니고 무엇인가. 세상에 앓지 않는 기쁨이 크다. 그만큼 몸 관리를 잘했기 때문인데, 그게 가장 큰 행복이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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