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6. 이리 보온 후의/ 작가 미상
[원본]
이리 보온 후의 또 언제 다시 볼고
진실노 보오완가 행혀 아니 꿈이런가
꿈이야 꿈이나마 매양 보게 하쇼셔.
[역본]
이리 본 다음에는 또 언제 볼 수 있나
정말로 보는 건가, 행여 아닌 꿈인 건가
꿈이야 꿈이라 해도 매 때마다 봤으면.
[감상]
초장을 본다. 보기는 보았는데, 헤어져야 한다. 그러니 언제 또 볼 수 있겠는지 걱정이 앞선다. 회자정리! 만남이 있으면 반드시 헤어짐이 따르기 마련이다. 이게 하늘에서 내린 법칙이니 어찌 어길 수가 있겠는가. 그래도 거부하고 싶은 게 사람의 마음이다. 무슨 수가 있다면 절대로 헤어지지 않겠다는 마음이다. 하지만 다시볼 수 있다는 것도 기대를 가지게 하니 그리 나쁘진 않다. 중장으로 간다. 정말로 다시 보는 건가? 그 말이 당차다. 다시 한번 더 묻는다. ‘행여’는 ‘행여나’의 줄인밀이다. ‘행여나’는 ‘그럴 리야 없겠지만 그래도’라는 말이다. 조금은 의심의 눈초리가 보인다. ‘꿈은 아니겠지’에서 ‘설마’라는 말이 떠오른다. 꿈이라면 큰일이라는 염려도 보인다. 종장으로 간다. 그래, 설령 꿈이라고 해도 안 보는 것보다야 보는 게 좋으니, 꿈을 꾸는 때마다 임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 애절함이 가슴에 전해 온다. 하늘에서도 그 소망만은 들어 주시리라 생각해 본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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