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 이몸이 늙거신들/ 작가 미상
[원본]
이몸이 늙거신들 마음조차 늙글손가
老驥 伏櫪하여도 志在千里라 하얏나니
두어라 老當益壯이니 슬허 무엇하리.
[역본]
이 몸이 늙었다고 마음까지 늙었을까. 櫪
구유 옆 늙은 말도 그 마음은 천리 밖에
늙어도 높은 기력이니 슬퍼해선 안 되네.
[감상]
초장을 본다. 아무리 이 몸이 늙었다고 하더라도 마음까 늙었을까 라는 말은 비장한 느낌을 준다. 몸이야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마음이야 내가 굳게 먹는다면 늙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 스스로 늙었다고 생각하면 그만 폭삭 늙어버린다. 그러니 마음은 청춘이라고 스스로 믿어야 한다. 중장으로 간다. ‘노기 복력’은 ‘늙은 말이 말 구유 옆에 누워 있음’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리고 ‘지재천리’는 ‘마음이 천리 밖에 가 있음’을 가리킨다. 아무리 늙은 말이 구유 옆에 엎드려 있다고 해도, 그 마음은 천리 밖을 달리는 꿈에 젖어 있다는 말이다. 꿈을 잃으면 안 된다. 몸도 무너져 버린다. 종장으로 간다. ‘노당익장’은 ‘늙었지만 의욕이나 기력은 높아짐’을 나타낸다. 마음을 먹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힘을 낼 수가 있다는 말이다. 이 말이 늙은이들에게 위안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늙었다고 한탄만 하고 있으면 뭘 하겠는가. 마음이라도 젊게 지니고 자기가 할 일을 열심히 해야 한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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