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 이 말도 거즛말이/ 작가 미상
[원본]
이 말도 거즛말이 저 말도 거즌말이
是非를 뉘 아더니 하날이 알년마난
어즈버 九萬里우희 뉘 올나가 살와 보리.
[역본]
이 말도 거짓말이 저 말도 거짓말이
옳고 그름 뉘 알겠나 저 하늘이 알겠지만
어쩌나 먼먼 그 위에 누가 가서 아뢸까.
[감상]
초장을 본다. 이 세상에 떠도는 말은 믿을 수가 없는 경우가 참 많다. 이 말도 거짓말 같고, 저 말도 거짓말 같다. 사깃꾼은 어찌나 많은지, 달콤한 말로 남을 속이려고 든다. 그러니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모른다. 어떤 이는 ‘속는 사람이 바보지, 어디 속이는 사람이 바본가?’ 하고 놀리기도 한다. 중장을 본다. 그러니 진정코 옳고 그름을 판단해 줄 누가 있겠는가?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럴 분은 저 하늘에 계시는 분밖에 더 있겠는가? 하늘은 분명히 알고 있다는 확신을 지닌다. 여기에서 믿음이 생기게 된다. 그렇다. 하늘은 거짓말을 모른다. 그러니 믿을 수 있다. 그런데 ‘알겠지만’이 중장 끝에 붙어 있다. 무슨 단서가 있는 모양이다. 그게 대체 무얼까? 종장으로 간다. ‘구만리우희’는 ‘구만 리 위에’라는 뜻인데, ‘멀고멀다.’라는 뜻이다. 하늘이 얼마나 먼지는 알 수 없으나, 멀고멀다는 것은 안다. 그러니 그 먼 곳으로 누가 가서 아뢴다는 말인가. 사람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게 문제다. (시조시인 김 재 황)
'새 고시조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몸이 늙거신들/ 작가 미상 (0) | 2024.01.12 |
---|---|
이 말이 원말이오/ 작가 미상 (1) | 2024.01.11 |
이 밤이 길고 기다/ 작자 미상 (0) | 2024.01.11 |
二十四橋 달 발근 적의/ 작가 미상 (1) | 2024.01.10 |
人之本은 孝悌이 되고/ 작가 미상 (0) | 2024.0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