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3. 日暮황혼되여/ 작가 미상
[원본]
日暮황혼되여 天地 아득 寂寞이라
괴롭다 져 杜鵑아 不如歸라 우지마라
아모리 피나게 운들 쓸대 무삼 하리요.
[역본]
저물 무렵 어둑할 때 세상 아득 그 쓸쓸함
괴롭다 두견이야 못 간다고 울지 마라
아무리 피나게 울어 본들 무슨 쓸 데 있겠냐.
[감상]
초장을 본다. ‘일모황혼되여’는 ‘해가 저물어서 어스름해질 때’ 또는 ‘그때의 어스름한 빛’ 등을 나타내는 말이다. 그리고 ‘천지’는 ‘하늘과 땅’인데, 나는 그저 ‘세상’이라고 풀었다. ‘적막’은 ‘고요하고 쓸쓸함’이나 ‘의지할 데 없이 외로움’을 가리키는 말이다. 저물 녘이라 마음에 쓸쓸함이 감돈다는 이야기이다. 중장으로 간다. 여기에서 말하는 두견이는 ‘두견이과 새’를 가리킨다. 그러나 ‘소쩍새’는 올빼미과에 속한다. 그러므로 아주 다른 새이다. ‘불여귀’는 ‘돌아감만 못하다.’라는 뜻인데, ‘두견이’를 지칭한다. 중국 전국시대에 촉주가 죽어서 두견이가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초장에서 외로움을 느끼자, 중장에서 ‘불여귀’가 등장한다. 이 둘은 우연이 아니다. 쓸쓸함과 못 감이 상대적으로 엮음을 지닌다. 종장으로 간다. 초장과 중장이 쓸쓸함에서 울음으로 그 도를 높였는데, 종장에서는 이를 반전시키고 있다. 이를 누르고 있다. 울어 본들 소용이 없으니 그저 견디라는 말인가? 말림이 묘하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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