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6. 空山 秋夜月의/ 작가 미상
[원본]
空山 秋夜月의 늣거올손 松濤로다
어와 이 소래를 宦海로 보내고져
南柯의 꿈꾸난 분내를 놀랠법도 잇나니.
[역본]
빈 산에 가을 달이 느껍기는 솔 물소리
어이쿠 이 소리를 벼슬 길로 보내 볼까
헛된 일 꿈꾸는 분을 놀라게 할 법 있으니.
[감상]
초장을 본다. ‘공산 추야월’은 글자 그대로 ‘빈 산에 뜬 가을 밤의 달’이다. ‘늣거올손’은 ‘느꺼울손’인데, ‘느껍다’는 ‘느낌이 북받쳐 벅차다.’라는 말이다. 그리고 ‘송도’는 ‘소나무가 바람에 흔들려 물결 소리가 나는 것’을 일컫는다. 빈 산에 가을 달이 뜨니 소나무의 물결 소리가 복받치는 느낌을 준다고 하는 말이다. 아마도 가을 달과 소나무 물결 소리가 허무함을 느끼게 했나 보다. 중장을 본다. 그러니 이 소리를 벼슬살이를 하는 사람들에게로 보내 보고 싶다는 말이다. 그 사람들은 권력에 취하여 떵떵거리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테니까. ‘환해’는 ‘벼슬살이의 사회’를 말하는데, 벼슬길이 바다와 같다는 뜻으로, 험난한 벼슬길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이제는 종장으로 간다. ‘남가’는 ‘꿈과 같은 한 때의 부귀영화’를 가리키는 말이다. 꿈속에서 부귀영화를 누리고 있는 분들에게 ‘소나무 물결 소리’를 들려주면 정신을 좀 차리게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있다는 뜻이다. 놀라기는 할까?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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