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3. 구름은 가건만은/ 작가 미상
[원본]
구름은 가건만은 나난 어이 못 가난고
비난 오건만은 님은 어이 못오난고
우리도 구름 비 갓타여 오락가락 하리라.
[역본]
구름은 간다는데 나는 어찌 못 가는가
봄비는 온다는데 임은 어찌 못 오는가
우리도 구름 비 닮고서 가고 오고 하겠다.
[감상]
이는, ‘가다.’와 ‘오다’라는 가지고 놀고 있다. 초장을 본다. 사람들은 구름을 보고 ‘간다.’라고 말한다. 그걸 생각하고 내가 못 가는 것을 한탄하고 있다. 구름처럼 나도 갈 수 있다면 임한테로 가고 싶다는 말이다. ‘간다.’라는 말이 큰 느낌을 준다. 그걸 구름을 보고 깨닫는다. 중장으로 간다. 사람들은 ‘비가 온다.’라고 말한다. 그걸 보고, 왜 비처럼 내 임이 못 오는 것을 한탄한다. ‘비처럼 올 수만 있다면 내 임은 당장에라도 올 텐데’라는 기대가 있다. 그런데 원본에는 ‘비는’이라고 되어 있다. 중장의 첫 소리걸음이 2소리마디로 된다면 마땅하지 않다. 그래서 나는 ‘봄비’라고 했다. ‘가을 비’라면 떠나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봄비는 오는 느낌을 지니고 있다. 이제는 종장으로 간다. ‘갓타여’는 ‘같아서’라는 뜻이다. 나는 이를 ‘닮아서’라고 말을 바꾸었다. ‘오락가락’은 그냥 ‘왔다 갔다 하는’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가고 오고’로 말을 바꾸었다. 여기에서의 ‘가고 오고’는 나와 임의 ‘가고 오고’이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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