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4. 九萬里 너른 하늘/ 작가 미상
[원본]
九萬里 너른 하늘 四方을 펼작시면
길거나 쟈르거나 一定限이 이시려니와
아마도 이님의 思郞은 가업슨가 하노라.
[역본]
참 멀게 넓은 하늘 그 사방을 펴 놓으면
길든지 또 짧든지 일정한 끝 있겠는데
아마도 내 임의 사랑은 끝이 없나 한다네.
[감상]
초장을 본다. ‘구만리’는 ‘까마득하게 멀리 있음’을 뜻하는 말이다. 문득 ‘노자도덕경’의 ‘천장지구’(天長地久-하늘은 길고 땅은 오래 간다)라는 말이 생각난다. 그리고 ‘사방’은 ‘모든 곳 또는 여러 곳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동서남북’을 가리키는 성싶다. 중장으로 간다. 아무리 넓은 하늘이라고 할지라도 동서남북을 잡고 넓게 펴 놓으면 그 끝이 있을 거리는 생각이다. 이론상으로는 맞는 말이다. 하늘이 얼마나 큰지 우리는 상상도 할 수 없다. 도대체 하늘의 끝은 어디인가. 그 길이를 가지고 하늘을 논한다는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하늘이라는 그 자체가 명확하지 않다. 그렇기에 이 작가의 생각은 무모하다고 여겨질 수밖에 없다. 이제는 종장으로 간다. 여기에서 비로소 하늘과 비교될 수 있는 ‘내 임의 사랑’이 등장한다. 여기의 말대로라면 ‘내 임의 사랑’이 하늘보다 더 크다.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참 위대한 사랑이 아닐 수 없다. 모두 축하해야 한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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