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초

화초7

시조시인 2005. 10. 16. 08:30

 

 

                              길가에서 나그네를 반기는 코스모스


                                              김 재 황


                            고갯짓 한들한들 인사하는 소녀같이

                            눈웃음 방글방글 마중하는 여인같이

                            가을 길 고운 얼굴들 옛 나그네 반기네.

                                                          --졸시 ‘코스모스’


 코스모스는, 쓸쓸히 가을 길을 가는 나그네를 반기는 꽃이다. ‘코스모스’의 어원은 그리스어로, ‘그 자체 속에 질서와 조화를 지니고 있는 우주 또는 세계’를 의미한다. 일명 ‘살사리꽃’이라고 하며, 꽃말은 ‘의리’ ‘사랑’이고 원산지는 멕시코라고 알려져 있다.

 엉거시과에 딸린 한해살이풀로, 잎이 가늘게 깃 모양으로 찢어졌으며, 특이한 냄새를 지녔다. 가을에 흰빛이나 분홍빛 및 자줏빛 등, 여러 빛깔의 두상화(頭狀花)를 피운다. 척박지에서 잘 자라고, 병충해에 강한 특성을 지녔다. 우리나라에 이 꽃이 들어온 것은 대략 1920년경으로 추측되는데, 아메리카가 발견된 후에 유럽을 거쳐서 전래되었다고 한다.

 코스모스는 대표적인 단일성 식물이다. 그러나 여러 품종들이 육성되고, 그 중에는 일장(日長)에 관계없이 꽃을 피우는 것들도 많다.

 옛날도 아주 먼 옛날, 이 세상을 창조한 신이 이 세상을 더욱 아름답게 꾸미기 위해서 꽃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신은 있는 솜씨를 모두 발휘해서 꽃을 만들었지만, 처음으로 만드는 것이라서 마음에 쏙 들게 만들지를 못했다. 다시, 이런 모양 저런 모양으로 만들어 보기도 하고, 이런 빛깔 저런 빛깔로 칠해 보기도 했다.

 “이 꽃은 너무 약한 것 같군. 그리고 이 꽃은 색깔이 너무 짙은 것 같아.”

 하지만 꽃이라면 아무래도 힘이 있는 것보다는 어딘지 약해 보이는 게 나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이번에는 그 모양을 하늘거리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꽃빛깔도 그 모양과 어울리게 ‘흰빛’ ‘분홍빛’ 자줏빛‘ 등을 골라 보았다. 그렇듯 신이 처음으로 이 세상에 만들어 놓은 꽃이 바로 코스모스였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창조주가 정성을 쏟은 꽃이기에 더없이 자유롭고 평화로운 모습이다.

 이 꽃에 ‘코스모스’라는 이름을 붙인 사람은 ‘카바니레스’라는 사람이라고 하는데, 그는 1700년경에 스페인의 수도인 마드리스에서 식물원장을 맡고 있었다.     이 코스모스의 원종은 지금도 멕시코 높은 지대에 분포하고 있다고 한다. 코스모스가 고산식물이라는 것도 신과 가까워지려는 삶이려니와, 그 청초한 아름다움이 신께서 보시기에 합당한 모습이다. 나는 가을에 여행을 떠나기를 좋아한다. 스 이유 중에 하나가 코스모스를 만나는 즐거움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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