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놀이터 앞에서/ 김 재 황 어린이놀이터 앞에서 김 재 황 세모 지붕 이고 있는 파란 색깔 미끄럼틀 그 옆에는 하늘 높이 몸 날리는 두 줄 그네 아이들 떠드는 소리 흠뻑 귀를 적신다. (2011년) 동시조 2022.09.25
깃발 앞에서/ 김 재 황 깃발 앞에서 김 재 황 바람 따른 걸음걸이 나부끼듯 빨리 가니 멀찌감치 서서 봐도 바빠지는 이내 마음 그 하얀 옷자락 소리 자꾸 나를 부르네. (2011년) 동시조 2022.09.24
한가위/ 김 재 황 한가위 김 재 황 부르니 먼 물소리 어린 마음 가득한데 손에 손을 이어 잡고 맴돌면서 ‘강강술래’ 저 하늘 한복판으로 밝게 뜨는 보름달. (2011년) 동시조 2022.09.24
호리병박을 보니/ 김 재 황 호리병박을 보니 김 재 황 잘생긴 이 열매가 샛노랗게 익은 후에 두 손으로 잘 따다가 속을 모두 긁어내고 동동주 가득 채워서 아버지께 드렸으면--. (2011년) 동시조 2022.09.24
매미 노랫소리에/ 김 재 황 매미 노랫소리에 김 재 황 그늘에 앉았는데 귀 따가운 매미 소리 나무 기둥 얼싸안고 고래고래 쏟는 소리 한여름 무더위조차 한 발 뒤로 물러난다. (2011년) 동시조 2022.09.24
사는 게 으뜸/ 김 재 황 사는 게 으뜸 김 재 황 어쨌든 목숨만은 지켜야 할 일이기에 그 몸을 미끌미끌 기름칠한 미꾸라지 잡혀도 손가락 새로 잘도 술술 빠지네. (2008년) 동시조 2022.09.24
달맞이꽃을 보며/ 김 재 황 달맞이꽃을 보며 김 재 황 한밤에 혼자 몰래 달을 안는 그 까닭은 달처럼 고운 아기 얻으려는 마음인가, 엄마 눈 쳐다보는 듯 방글방글 웃음꽃. (2013년) 동시조 2022.09.24
고들빼기를 보며/ 김 재 황 고들빼기를 보며 김 재 황 지금도 할머니는 하늘에서 일하실까, 빈터라면 무엇이든 항상 심고 계셨는데 구름밭 일구시다가 저 꽃 보며 쉬실까. (2013년) 동시조 2022.09.24
코스모스를 보며/ 김 재 황 코스모스를 보며 김 재 황 반기듯 방글방글 마음 열고 일어서면 뒷머리 쓸고 가는 살랑살랑 산들바람 들녘도 옷깃 여미고 먼 길 채비 서둔다. (2013년) 동시조 2022.09.24
여우얼굴 앞에서/ 김 재 황 여우얼굴 앞에서 김 재 황 어디에 숨어 있나, 긴 주둥이 지닌 짐승 그 녀석은 옛날부터 꾀 많기로 으뜸인데 한 바퀴 재주넘으면 무엇으로 변하려나? (2013년) 동시조 2022.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