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강아지의 꿈/ 김 재 황 땅강아지의 꿈 김 재 황 날개를 지녔으니 언제든지 날 수 있지 땅속을 파고드니 눈감아도 뜬 것 같고 꿈이야 살아가는 것 무슨 근심 있을까. (2016년) 동시조 2022.09.26
물방개를 반기며/ 김 재 황 물방개를 반기며 김 재 황 잔잔한 물거울에 그려 놓은 동그라미 손바닥 넓이만큼 얼룩무늬 새겨 넣고 물살이 퍼질 때마다 간지럼을 태우네. (2016년) 동시조 2022.09.26
나무 겨울잠/ 김 재 황 나무 겨울잠 김 재 황 벼랑을 오르다가 깊은 잠에 빠졌으니 나무가 가는 길은 열렸는지 닫혔는지 바람이 지나갈 때면 가랑잎만 떨린다. (2016년) 동시조 2022.09.26
어금니에 대하여/ 김 재 황 어금니에 대하여 김 재 황 살아선 잘 씹어서 몸 건강에 바탕 되고 죽어선 오래 가서 먼먼 날에 말 전하니, 그 치아 튼튼한 것이 오복 중에 첫째다. (2016년) 동시조 2022.09.26
하늘을 나는 새처럼/ 김 재 황 하늘을 나는 새처럼 김 재 황 새해엔 그대 몸을 새와 같이 여기어라, 비우고 또 비워서 더 가볍게 만들어라, 이따금 높은 하늘로 날개 펴고 날아라. (2016년) 동시조 2022.09.26
쳐들어온 추위/ 김 재 황 쳐들어온 추위 김 재 황 칼바람 앞세우고 달려와서 쌩쌩 베니 겁이 더럭 벌벌 떨며 물과 마음 꽁꽁 언다, 더위가 오히려 낫지, 나오느니 가벼운 말. (2016년) 동시조 2022.09.26
나란히 꽃양배추/ 김 재 황 나란히 꽃양배추 김 재 황 기우뚱 담벼락을 뒤에 두고 볕을 쬐나, 스르륵 얕은 잠에 가는 꿈길 달려가나, 발갛게 속잎 내밀고 벌과 나비 그리나. (2016년) 동시조 2022.09.26
바람에 대하여/ 김 재 황 바람에 대하여 김 재 황 우리를 추위마저 참게 하는 겨울바람 우리를 그리움에 젖게 하는 가을바람 우리가 서로 아끼게 꽃피우는 봄바람. (2016년) 동시조 2022.09.26
나무의 상처/ 김 재 황 나무의 상처 김 재 황 저 나무 큰 아픔도 모른다고 너 여기니? 그 상처 보고 나니 내 마음이 아프구나! 아파도 알릴 수 없는 네 모습에 젖는다. (2016년) 동시조 2022.09.26
쌀에 대하여/ 김 재 황 쌀에 대하여 김 재 황 날씨가 좋지 않곤 벼 자랄 수 없는 거야 때맞게 내리는 비 맑고 밝게 쪼이는 빛 하늘이 마음먹어야 배부를 수 있는 거야. (2016년) 동시조 2022.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