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도 가난해야 꽃을 많이 피운다 식물도 가난해야 꽃을 많이 피운다 김 재 황 시인은 가난해야 좋은 작품을 쓸 수 있다고 내가 말했을 때, 한 사람이 왜 그런가를 나에게 물었다. 나는 웃으면서 반문했다. “살찐 말이 잘 달릴 수 있겠습니까?” 그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무언가 석연하지 못한 표정이었다. 나는 그에게 명쾌한 대답을 못.. 산문 2005.11.08
산문 10 쉬리는 왜 한강에서 사라졌는가 김 재 황 우리나라의 한강에는 쉬리들이 많이 살았다. 상류와 중류의 자갈이 깔린 맑은 물속을 들여다보면, 쉬리들이 바닥 가까이에서 작은 무리를 이루며 놀고 있다가 사람의 기척에 바위틈으로 숨곤 했다. 물론, 쉬리는 한강뿐만 아니라, 금강과 섬진강 및 낙동강, 그.. 산문 2005.11.07
산문9 새들도 우리말로 개그를 할 줄 안다 김 재 황 우리가 살아가는 데에 웃음처럼 중요한 게 드물 성싶다. 새삼스럽게 웃음의 가치를 말할 필요는 없겠으나, 웃음은 우리 생활에 활력을 줄 뿐만 아니라, 그만큼 우리 마음을 젊게도 만들어 준다. 나는 개그(gag)를 좋아한다. 어쩌면 그들은 다른 사람의 말투.. 산문 2005.11.06
산문8 줄기를 비운 갈대는 자유롭다 김 재 황 갈대를 한자로는 ‘노’(蘆) 또는 ‘위’(葦)라고 한다. 갈대는 실용적인 면을 많이 지니고 있다. 예를 들면, 갈대를 엮어서 해가리개로 사용했던 갈대발이나, 갈대의 꽃이삭을 잘라 묶어서 사용했던 ‘갈목비’, 그리고 ‘갈삿갓’이나 ‘펄프의 원료’로도 이.. 산문 2005.11.05
산문7 왜 코스모스는 가을의 전령인가 김 재 황 우리들은 ‘코스모스’(Cosmos)라고 하면 가을을 연상한다. 가을의 길가에 피어 있는 희거나 붉거나 자줏빛의 코스모스는 아름답기 그지없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가을을 대표하는 꽃이기도 하다. 코스모스는 서늘한 가을바람에 한들한들 고갯짓을 하는 모습으.. 산문 2005.11.04
산문6 은어의 몸에서는 수박 냄새가 난다 김 재 황 제주도 서귀포에서 서쪽으로 조금 가면 ‘강정’(江汀)이라는 곳에 이르게 된다. 바닥이 바위로 이루어져 있는 이 강정천에는 은어가 서식한다. 내의 하류가 바다와 맞닿아 있어서 은어가 살기에 적당한 곳이다. 예전에는 은어를 홀치기로 잡은 다음, 초고.. 산문 2005.11.03
산문5 꼬리치레도롱뇽이 원시생활을 하고 있다 - 김재황 우리는 역사를 통해 우리의 원시생활이 모계사회였음을 알고 있다. 그만큼 그 당시에는 아이를 낳는다는 일이 무엇보다 소중했기 때문일 성싶다. 물론, 지금도 중국 변방의 어떤 부족은 모계사회를 이루며 산다고 한다. 그들은 어머니에서 딸에게로 .. 산문 2005.09.18
산문4 ‘박새’라는 이름의 식물과 동물이 있다 - 김재황 이름은 중요하다. 좋은 이름을 지닌 사람은 우선적으로 좋은 인상을 준다. 그런데 요즘은 사람이 많아지다 보니, 동명이인(同名異人)도 많다. 물론, 같은 이름을 지닌 사람이 또 있다는 게 즐거울 리는 없다. 그러나 그 중에 한 사람이 유명해지면, 다.. 산문 2005.09.16
산문3 풀들도 상처가 나면 피를 흘린다 - 김 재 황 피는 신성하다. 피는 곧 ‘생명’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든 생명체는 피를 지니고 있다. 풀도 마찬가지이다. 일반적으로 풀들은 그 잎과 줄기에 우리의 피에 해당하는 투명한 액체가 흐르고 있다. 그러나 놀라운 일은, 우리처럼 그 피의 색깔이 .. 산문 2005.09.07
녹색 수필2 새는 몸을 식히며 장거리를 난다 김 재 황 오래 전의 일이다. 맨 처음으로 운전면허증을 땄을 때, 어찌나 차를 타고 싶은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던지, 아내의 반대를 무릅쓰고, 나는 끝내 중고차 한 대를 사고야 말았다. 차를 산 그날부터, 나는 꼭 가야 할 곳도 없으면서 공연히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기.. 산문 2005.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