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 30편) 15. 설설 물이 끓고 설설 물이 끓고 김 재 황 겉으로 주전자는 점잖다. 그러나 붉은 혓바닥이 슬슬 네 엉덩이를 간질이면 참지 못하고, 마음이 끓기 시작한다. 센 콧김이 밖으로 ‘식식’ 쏟아져 나오고 뚜껑마저 들썩들썩 장단을 맞춘다. 한밤 내내 가라앉아 있던 부드러움이 놀라 깨어나서 몸을 뒤집으며 용솟음친다. 무.. 시 2009.06.02
(자선시 30편) 29. 시원한 고요 시원한 고요 김 재 황 나무 밑에 그 가슴만한 넓이로 물빛 그늘이 고여 있다. 그 안에 내 발을 들이밀었다가 아예 엉덩이까지 밀어 넣는다. 고요가 시원하다. 그때, 개구쟁이인 바람이 달려와서 그늘을 튀기고 도망간다. 큰나무 그 깊은 나무 아래에서는 온갖 것들이 이리 어리다. 시 2008.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