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조 30편) 10. 그 작은 별꽃이 그 작은 별꽃이 김 재 황 참 작은 입술이다 하늘 볼에 입 맞추는 종알종알 입김 서린 세상 밖의 이야기들 가까이 내 귀를 당겨서 소곤대고 있구나. 너무 큰 눈짓이다 온 우주와 눈 맞추는 송이송이 눈길 실린 세월 속의 웃음꽃들 멀찍이 모두 나앉은 채, 반짝이고 있구나. 시조 2009.07.03
(다시 시 30편) 20. 아름다운 동박새 아름다운 동박새 김 재 황 어디에 숨어서 기다렸는지 추운 계절에 사랑을 찾아서 너는 명랑하고 우아하게 날아온다. 뜨겁게 앓는 입술로, 변함없이 푸른 가슴으로 동백꽃은 오로지 너를 기다리고 있다. 잘 닦인 부리를 지닌 너는 배고픔을 하얀 눈빛으로 채우며 매우 사랑스럽게 살아간다. 철썩이는 .. 시 2009.06.20
(다시 시 30편) 28. 웃고 있는 연리초 웃고 있는 연리초 김 재 황 붉은 입술이 달콤해서 나는 취했다. 감겨드는 손이 부드러워서 더욱 비틀거렸다. 날아가 버릴까 봐 마음을 항상 졸였다. 하지만 너는 내가 모르는 사이 훌쩍 떠나 버렸다. 슬픔을 견딜 수 없어서 산을 올랐을 때 너는 거기 있었다. 수줍게 꽃을 물고 웃었다. 시 2009.06.18
(자선시조 30편) 16. 녹차 한 잔 마시며 녹차 한 잔 마시며 김 재 황 따르는 물소리로 저 먼 얘기 담겨 오면 마른 잎에 잠들었던 푸른 향기 깨어나고 김 서린 찻잔의 둘레로 젊은 꿈이 돌아온다. 입술을 살짝 대니 대번에 열리는 봄빛 가라앉은 마음속에 숲이 일어나 웃는다. 눈감고 한 모금 마시면 더워지는 고향 언덕. 시조 2008.11.12
(자선시 30편) 17. 우주음악 우주 음악 김 재 황 뜨거운 태양이 이제 풀의 머리 위를 지나가 버리고 바람도 쓸쓸히 떠나고 마지막으로 세상도 어둠에 묻히고 모두가 가 버린 지금 위대한 입술이 풀잎을 위하여 부는 피리 소리 떨리는 느낌으로 외롭게 만나는 우주 음악 내가 풀숲 곁을 걸어가고 내 마음이 풀잎 속으로 들어가고 산.. 시 2008.10.11
(자선시 30편) 10. 목련꽃 부근 목련꽃 부근 김 재 황 이 세상에서 가장 가냘픈 입술이 고요함 속에서 열린다. 하얀 말 가벼운 노래가 어두운 담 밑에 눈처럼 내린다. 어느 작고 고달픈 꿈이 저토록 아름다운 날개돋이를 하였는가. 이 봄 새롭게 목숨 태어나 향기로워라 온 동네가 들썩거린다. 시 2008.10.05
붉은 입술 열리는 병꽃 붉은 입술 열리는 병꽃 김 재 황 산바람 한 자락을 족두리로 얹어 놓고 산안개 얇게 펴서 면사포로 두른 아침 홀연히 열리는 입술 긴 이야기 듣는다. --졸시 ‘병꽃 병꽃나무는 우리나라 특산식물이다. 잎겨드랑이에 조롱조롱 매달려서 나팔 모양으로 피어나는 꽃. 병꽃나무는 그 종류가 많다. 즉, 병꽃.. 화목 2006.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