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 30편) 12. 흔들리지 않고는 흔들리지 않고는 김 재 황 흔들리기만 하는 풀들도 사실은 길을 가고 있다. 낮에는 노랗게 쓸린 햇빛의 길을 걷고 밤이면 하얗게 닦인 달빛의 ��을 걷는다. 걸어가며 허공에 찍어 놓은 안개 같은 발자국 함께 흔들리지 않고는 결코 딛을 수 없는 그 길. 시 2009.05.29
풀이 나무보다 적응력이 뛰어나다 풀이 나무보다 적응력이 뛰어나다 김 재 황 옛날, 한 부부가 늙도록 아이를 얻지 못해서, 간절히 기도를 올렸다. 그 후, 그 부부는 뜻을 이루어서 아이를 낳았다. 그런데 그 아이는 아주 작아서 주먹 정도의 크기였으며, 나이를 먹어도 자라지 않았다. 하루는 그 아버지가 아이를 주머니에 넣고 낚시질.. 산문 2008.12.07
(자선시 30편) 17. 우주음악 우주 음악 김 재 황 뜨거운 태양이 이제 풀의 머리 위를 지나가 버리고 바람도 쓸쓸히 떠나고 마지막으로 세상도 어둠에 묻히고 모두가 가 버린 지금 위대한 입술이 풀잎을 위하여 부는 피리 소리 떨리는 느낌으로 외롭게 만나는 우주 음악 내가 풀숲 곁을 걸어가고 내 마음이 풀잎 속으로 들어가고 산.. 시 2008.10.11
(자선시 30편) 16. 시 읽으러 시 읽으러 김 재 황 내가 들에서 데려다가 남몰래 가꾸어 온 마음 속의 작은 풀 한 포기 어느 틈에 다 자라서 꽃을 피웠는가. 가슴을 열자, 먼 곳에서 나비 한 마리 내 시 읽으러 나풀나풀 날아온다. 시 2008.10.10
(자선시 30편) 6. 한란아, 너는 어찌 한란아, 너는 어찌 김 재 황 너는 어찌 똑같은 풀로 태어나 귀한 존재가 되었는가. 너는 어찌 외롭고 그늘진 곳에서 젖은 시름을 견디는가. 너는 어찌 추운 계���에 꽃 피어 매문 품격을 지키는가. 너는 어찌 잡혀 온 몸이면서도 높은 자리에 앉았는가. 너는 어찌 가난한 나에게로 와서 슬픈 의미로 .. 시 2008.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