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 30편) 12. 흔들리지 않고는

시조시인 2009. 5. 29. 22:27

    흔들리지 않고는


                          김 재 황

 

 




흔들리기만 하는 풀들도

사실은 길을 가고 있다.


낮에는 

노랗게 쓸린 햇빛의 길을 걷고


밤이면

하얗게 닦인 달빛의 길을 걷는다.


걸어가며 허공에 찍어 놓은

안개 같은 발자국


함께 흔들리지 않고는

결코 딛을 수 없는 그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