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곳을 바라보며
김 재 황
길이 너무 머니, 먼 곳을 바라보며
외롭게 모두 걸음을 옮긴다.
달빛을 벗 삼아 밤에만 떠나는 길
긴 그림자가 내 뒤를 따르고,
조심스레 고요만 밟고 가는데
누웠던 들꽃들이 하얗게 잠을 깬다.
우리는 너무 힘든 길을 걷고 있다.
그것도 넓은 들길이 아니라
좁고 험한 산길이니,
불 켠 초롱꽃 한 포기 멀리 바라보며
부지런히 앞으로만 발을 딛는다.
밤길을 기쁘게 걸어가는 그 곳
동구 밖 느티나무 아래에서 그분이
기다리고 계실 것임을
우리 모두는 마음 뜨겁게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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