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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나폴레옹은 ‘자웅을 겨루어서’ 꼭 이기고야 마는 굳센 아이였습니다. ‘자웅(雌雄)을 겨룬다.’에서 ‘자웅’을 흔히 수컷과 암컷을 가리키는 말로 알고 있지는 않은지요? 그러나 ‘자웅’의 본래 의미는 ‘밤과 낮을 가리키는 말’이었다고 합니다. 즉, ‘자웅’은 역(曆)에서 나온 말인데, ‘자’는 밤을 가리키고 ‘웅’은 낮을 나타낸답니다. 그러므로 ‘자웅을 겨루다.’라고 하면, 낮과 밤을 번갈아 가면서 세상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모양에 비유하여, ‘한 번 이기고 한 번 지는’ 일진일퇴(一進一退)를 거듭하는 상황을 이르는 말이었지요. 그러나 지금은 ‘비슷한 힘을 가진 상대끼리 승부를 겨루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나폴레옹은 그야말로 척당불기의 어린이였습니다. ‘척당불기’(倜儻不羈)란, ‘기개가 있고 뜻이 커서 남에게 눌려 지내지 않음’을 뜻합니다. 아니, 누르면 누를수록 점점 더 튀어 오르는 용수철처럼 투지가 강한 어린이였지요. ‘용수철’(龍鬚鐵)은 ‘나사 모양으로 되어 있어서 늘었다가 줄었다가 하는 탄력성이 있는 물건’을 가리킵니다. 순우리말로는 ‘튀개’이고, 외래어로는 ‘스프링’입니다. 상상 속의 동물인 용의 수염은, 무엇보다 탄력성이 강하다고 합니다. 처음에 철사가 개발되었을 때, 그 탄력성이 ‘용의 수염’과 같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랍니다. 그렇다고 나폴레옹은 싸움만 잘하는 게 아니었습니다. 공부도 남보다 몇 갑절이나 더 열심히 했습니다. 이런 경우를 가리켜서 옛날 중국의 고전에서는 ‘문무쌍전’(文武雙全) 또는 ‘문무겸전’(文武兼全)이라고 했지요. 이는, ‘문식’(文識)과 ‘무략’(武略)을 아울러 갖추고 있다는 말입니다. 더 쉽게 말하면, 글도 잘 짓고 칼싸움도 잘한다는 뜻입니다.
내가 어릴 적만 하여도, 이런 아이가 학급에서 ‘반장’을 맡았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반장을 잘 따랐지요. 그런데 키가 아주 작은 나폴레옹이 그런 아이였다니, 참으로 고무적입니다. ‘고무’(鼓舞)란, 본래의 말 그대로 ‘북을 치며 춤을 춘다.’라는 말입니다. 여러분들도 생각해 보십시오. 북을 치며 춤을 추는 모양을 상상만 하여도, 절로 어깨춤이 나오지요. 마음이 흥겨워지고 신이 납니다. 이처럼 ‘남의 마음을 흔들어서 신나게 하거나 북돋워 주는 일’을 가리켜서 ‘고무적’(鼓舞的)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때로는 줄여서 그냥 ‘고무한다.’라고 말하기도 하지요. 지금은 ‘남을 격려하여 자신을 얻도록 용기를 북돋워 주는 일이나. 마음을 흔들어서 의연히 새로운 일을 할 만한 기운을 갖게 하는 일’ 등에 흔히 씁니다.
이런 일은, 우리에게 귀감이 되기도 합니다. ‘귀감’(龜鑑)이란 말도 그 뜻이 아주 깊습니다. ‘귀’는 거북이 등을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입니다. 옛날에는 거북이의 등껍질을 불로 구운 다음에 그게 갈라지는 모습을 보고 앞일의 좋고 나쁨을 점쳤습니다. 그런가 하면, ‘감’은 자신의 ‘아름다움과 추함’을 알기 위하여 세숫대야에 물을 떠놓고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보는 것’을 일컫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감’이라고 하면, ‘판단하는 모든 행위’를 뜻하게 되었지요. 우리가 많이 쓰고 있는 ‘감상’(鑑賞)이라든가 ‘감별’(鑑別)이라든가 ‘감정’(鑑定) 따위가 모두 그런 부류의 말이지요. 그러므로 ‘귀감’은, 좋고 나쁨을 알려주는 ‘귀’와 아름답고 추함을 알려주는 ‘감’, 그 둘의 앞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바로 잡는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지금에는 ‘본보기가 될 만한 언행이나, 거울로 삼아서 본을 삼을 만한 모범’을 가리키는 말로 쓰고 있지요.
공자의 가르침을 담은 책으로, 중국 고대 최고 교육기관인 태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내용을 서술한 ‘대학’(大學)이 있습니다. 그 책에는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라는 글이 씌어 있지요. ‘수신제가’(修身齊家)는 ‘마음과 몸을 닦고 집안을 다스리는 일’을 말하고,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는 ‘나라를 잘 다스리고 백성을 평화롭게 함’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나폴레옹은 ‘수신’의 첫 걸음을 아주 잘 딛고 있었습니다. (김재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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