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쥬르, 나폴레옹

(20) 고생 끝에 프랑스 항구에 닿다

시조시인 2008. 9. 14. 07:50

(20)

말할 수 없는 고생 끝에, 나폴레옹과 그 형 조제프, 그리고 그의 아버지가 탄 배는 프랑스 항구에 닿았습니다.

그 후, 형 조제프는 오오탄에 있는 승려 학교에 들어갔고, 아우인 나폴레옹은 브리엔 유년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이 유년학교는 군인을 양성하는 학교입니다. ‘양성’(養成)이란, ‘가르쳐서 기름’을 뜻합니다. 이 유년학교를 마치면 사관학교로 진학할 수 있습니다. 사관학교(士官學校)는 육군과 해군과 공군의 사관학교를 두루 이르는 말입니다. 사관후보생을 입학시킨 다음, 사관으로 갖춰야 할 과목 및 덕목을 교육하여 정규장교로 배출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4년의 수업을 마치게 되면 소위(少尉)로 임관하고 이학사 학위를 줍니다.

그럼, 우리나라 육군(陸軍)에 대한 이야기를 더 할까요? 8.15광복 이후에 자주국방의 중요성을 깨달은 젊은이들이 삼천리 방방곡곡에서 궐기하여 군사단체 또는 이와 비슷한 단체들을 만들었습니다. ‘방방곡곡’(坊坊曲曲)은 ‘한 군데도 빼놓지 아니한 모든 곳’이고 ‘궐기’(蹶起)는 어떤 뜻을 이루려고 ‘분발하여 힘차게 일어남’을 말합니다.

그러던 중, 1946년 1월에 국방경비대가 창설되었습니다. 이는, 바로 우리나라 육군의 전신입니다. 원래 이 ‘전신’(前身)이란 말은 불교에서 쓰는 용어로, ‘이 세상에 태어나기 전의 세상에서 지녔던 몸’을 가리킵니다. 그러나 지금은 ‘경우가 변화되기 전의 그 본체를 변한 후를 기준으로 하여 이르는 말’로 사용합니다.

우리가 모두 알다시피, 1948년 8월 15일에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었고, 그해 9월 1일에 미국의 군정청으로부터 정권을 인수함에 따라 조선경비대는 비로소 대한민국의 당당한 정규군으로 새로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정규군’(正規軍)은, ‘한 나라의 정부에 딸리어서 조직된, 정식훈령과정을 거친 군대’입니다. 아, 자랑스러운 우리 국군입니다.

각각 두 아들을 학교에 보내고 나서, 아버지는 서둘러 코르시카로 돌아갔습니다. 그날부터 나폴레옹은 형과 헤어져서 ‘고아 아닌 고아’가 되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혈혈단신’이 되었지요. ‘혈혈단신’(孑孑單身)은 ‘의지할 곳 없는 홀몸’을 뜻합니다. 비슷한 말로는 ‘혈혈무의’(孑孑無依)가 있습니다. 이는, ‘홀몸으로 의지할 곳이 없음’을 가리킵니다. 하지만 나폴레옹은 뜻한 바가 있었습니다. 그런 쓸쓸함에 젖기는커녕 적진을 향해 ‘필마단기’로 돌격하는 비장한 마음이었을 겁니다. ‘필마단기’(匹馬單騎)는 ‘혼자 한 필의 말을 타고 감’을 나타내고, ‘비장(悲壯)하다.’는 ‘슬픔 속에서도 의기를 잃지 않고 꿋꿋하다.’를 가리킵니다.

나폴레옹은 오래 전부터 ‘홀로 지내야 할 일’을 자기의 ‘팔자’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는지도 모릅니다. 팔지‘(八字)는, 태어난 ‘해’와 ‘달’과 ‘날’과 ‘시’의 ‘여덟 글자’라는 뜻으로, ‘사람의 평생운수’를 나타냅니다. 그래서 ‘팔자타령’(八字打令)이라고 하면 ‘자신의 기박한 신세를 한탄하는 일’을 말합니다. ‘합자이지시’(合者離之始)라는 말도 있지요. 이는, ‘만나고 헤어짐은 도리이며, 곧 만난다는 것은 이별의 바탕이 된다는 말’입니다. 이는, 중국의 시인인 백거이(白居易)의 시(詩)에 있는 글입니다.(김재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