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읽는 시
김 재 황
집안에서 뒹굴며 보내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날씨라,
시집 한 권을 들고 산으로 오른다,
만나는 별꽃에 인사하고,
사색에 잠긴 신갈나무
그 등에 잠깐 기대었다가
소나무 숲으로 걸음을 재촉한다,
내가 숨이 차게 찾아가면
늘 마련되어 있는 그늘 멍석
바로 그곳이 내가 대자연과 만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푸른 사랑방
내가 시집을 펼쳐서 시를 읽는데,
바람은 말할 것도 없고
구름 또한 귀를 열고 기웃거린다,
서로 마음을 주고받는 게
이처럼 가볍고 즐거울 줄이야.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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