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숨결 네 가슴 스밀 때] 편
울주 석남사에서
김 재 황
길 잃은 마음들이 지친 날개 모두 접고
하늘로 다가서는 나무 밑에 내려서면
지금껏 참은 아픔도 외다리로 서게 된다.
머리칼 다 자르고 비단옷도 벗고 나니
어둠 밝힌 그 가슴에 지닌 촛불 떨리는데
저 멀리 달이 펼치는 춤사위를 보게 된다.
눈감고 앉은 숲에 작은 문을 열어 놓고
뜨거운 몸뚱이가 돌부처를 닮아 갈 때
어둠만 깊은 못에서 붉은 연꽃 피게 된다.
(199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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