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숨결 네 가슴 스밀 때] 편
서울의 춤
김 재 황
반갑게 내민 손에 이끌리고 있는 풀숲
안마당을 돌고 나서 휘어지는 숨결 소리
줄 이은 자동차들이 4차선을 메운다.
허기로 쓰러지던 먼 기억이 되살아나
다친 상흔 아물어도 쑤셔 오는 증언으로
처용무 새긴 고전에 흔들리는 팔각정.
귀 아픈 포성 속에 어지러운 꿈자리여
별들 총총 눈을 뜨고 묵언들을 새겨 가면
살풀이 신들린 꽃이 작두날을 타고 선다.
하늘로 오르는 넋, 이 땅에서 여윈 허울
하얀 사연 한 자락이 가는 목에 감기는데
잠실벌 불던 바람은 어느 골로 스몄나.
상모를 돌리며 온 한가위는 가고 없다,
저문 동산 올라가서 그리움을 날려 주는
한밤에 찰떡 장수가 춤사위에 밟힌다.
(198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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