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제비꽃 그 숨결이] 편
복사꽃 고향
김 재 황
얼마나 수줍은지 뺨이 곱게 피어나면
앞개울 그 길 따라 봄바람은 날개 펴고
마주한 웃음꽃마다 보조개가 파인다.
그리도 머뭇거린 추위마저 쫓아낸 뒤
웅크리고 있는 그늘 검은 옷을 벗기려고
종다리 긴 울음 꿰면 깨어나는 파평산.
그슬린 논둑 위로 남아 있는 풀잎 서넛
가냘픈 마음들이 아지랑이 불러내면
정자목 깨문 하품이 징검돌을 딛고 간다.
아늑한 꿈길 속에 나비 되어 꽃을 보면
그리운 얼굴들도 향기 조금 풍기는데
아침이 열리는 소리, 붉은 해가 뜨는 소리.
꽃들은 방긋 웃고 벌들 모두 멋을 내니
덩달아 마음 둥둥 밭갈이를 나선 농부
흥겹게 콧노래 절로 어깨춤을 일궈 간다.
(200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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