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기행] 편
월악산국립공원
김 재 황
(1)
외로운 원시림에 엷은 달빛 쏟아지면
처절히 반사되는 바위벽의 물그림자
국사봉 지닌 위엄도 골을 안고 스러진다.
앞이마 환한 자리 온갖 정기 모여드니
몇백 년 거친 세월 휘어잡은 소나무들
망폭대 그 기암마다 산바람이 맴을 돈다.
(2)
자연대 반석께로 어치 울음 날아왔고
옷소매 펄럭거려 품을 여는 월광폭포
백리향 이끈 숨결에 부엉이는 꿈길 간다.
사랑이 어우러져 손을 잡은 세 봉우리
흔드는 깃발 따라 저 강물을 거스르면
마음속 밝은 햇살로 빛이 나는 석문옥전.
돌기둥 머리 위에 무지개가 일어서면
하늘을 가리려고 힘껏 펼친 물안개여
호젓이 대사령 아래 어름치만 몸을 튼다.
(3)
덕절산 한 줄기가 흰 병풍을 둘렀는데
가파른 암벽 타는 눈이 시린 그대 목숨
선비가 지닌 품격을 사인암은 닮고 있다.
비바람 몰아치던 덕주산성 주름 깊고
북쪽을 향해 웃는 얼굴 여윈 저 미륵불
오늘은 한을 달래며 찬 눈발이 휘날린다.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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