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혀놓은 가을 엽서] 편
인제 내린천에서
김 재 황
너무나 부드럽고 참 가벼운 걸음이여
춤추는 몸짓으로 노래하는 물빛으로
느긋이 허리띠 풀고 지금까지 살았거니.
눈감고 귀 막으면 낮게 흐른 마음인데
또다시 그 누군가 가는 길을 막을 건지
밤이면 가위에 눌려 잠도 깊이 못 든단다.
벗은 산 그림자가 물결 위에 쓰러지며
아무런 말도 없이 조그맣게 울 때마다
하늘만 손 아닌 손을 소리 없이 내미네.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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