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에서 사귀포까지] 편
서울대공원에서
김 재 황
천천히 걸으면서 초록 향길 맡노라니
잘 닦인 호수에는 산 그림자 누워 있고
멀찍이 산등성이로 하늘 자락 닿는다.
때마침 5월이라 장미원엘 들렀더니
아직은 그 꽃들이 활짝 피지 않았는데
철없이 장승 한 쌍만 입 벌리고 웃는다.
나오니 바로 앞에 눈 끄는 저 동물원
동심으로 돌아가서 온갖 짐승 만난 다음,
가볍게 코 긴 열차에 꿈 송이를 싣는다.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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