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낭 소리] 편
봉천동 마애미륵불좌상
김 재 황
하늘을 받든 마을 쓰다듬는 산자락에
단단한 바위에서 견디어 온 돋을새김
부처님 앉은 모습이 깃털처럼 날린다.
외로운 자리마다 서러움은 널려 있고
가난한 사람들을 달래 왔을 마음이여
내보인 연꽃 송이가 남모르게 떨린다.
살며시 왼쪽으로 몸을 틀고 앉았으니
오로지 맑은 삶만 가슴속에 품었을까
사백년 가까운 길을 숨소리로 밝힌다.
(201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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