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력

'아호'에 대하여

시조시인 2006. 7. 22. 08:27

'아호'에 대하여  

국어사전에 '아호'(雅號)의 풀이는, 문인이나 화가나 학자 등이 '본이름 외에 따로 지어 부르는 이름'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나는 원래부터 '호'를 사용하는 게 어쩐지 곰팡내가 나는 듯하여 외면하여 왔습니다. 그런데 인터넷을 하려다 보니 '아이디'가 필요하였고, 그래서 하나 만들어 쓰다가 보니 그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사람들에게 나의 '호'처럼 인식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어쩌다 일이 이렇게 되었기에, 나도 더 이상 내 '아호'에 대하여 침묵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나의 '아이디'로 출발하여 지금은 '호'로 인식되고 있는 '녹시'를 두고, 한자로는 어떻게 쓰느냐는 물음이 많을 뿐만 아니라, '녹시'를 '녹색시인'의 준말이라고 아예 단정해 버리는 분들도 있습니다. 물론, 매스컴이 나에게 '녹색시인'이라는 애칭을 사용한  게 사실이고, 또 내가 '아이디'를 정할 때에 막연하나마 그런 느낌을 가지고 있었음도 시인합니다.
그러나 이제 일이 이렇게 된 바에는 차라리 확실하게 내 '호'를 밝히는 게 옳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 이제부터 내 호는 '녹시'이고, 한자로는 '綠施'라고 씁니다. 이는, 내 뜻이라기보다는 내가 매우 사랑하는 한 후배의 강권(?)에 의한 겁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중국에는 아름답기로 천하제일인 '서시'(西施)라는 여인이 있었고,  대한민국에는 푸르기로 천하제일인 '녹시'(綠施)라는 시인이 있다는 겁니다. 참으로 얼토당토아니한 말이지만, 그가 그리 자꾸 우기니 나도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거리고 말았습니다.
사람이란 아무리 나이를 먹었어도 칭찬에는 이리 약한가 봅니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유치하기 그지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세상만사가 어디 그러하지 않은 게 있겠습니까?  모두 제 잘난 맛에 사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호'라고 여기고 사용해 보니 편리한 점도 있습니다. 가까운 사람들끼리 이름을 부르기보다 호를 사용하는 게 더욱 다정해 보이기도 합니다. 더욱이 장성한 아들딸이 있는 자리에서 나이 먹은 사람들이 서로 이름을 막 부르는 모습은 보기에 안 좋습니다.
그러므로 이제 이 자리에서, 아직 '호'를 안 지니신 문우들께서는 빠른 시일 안에 호를 하나씩 지으시기를 권유 드립니다.  이를 두고 '물귀신 작전'이라고 할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는 이름 대신으로 '호'를 부르는 운동을 전개해 가려고 합니다. 모든 문우들의 성필을 기원하며 이만 글을 줄입니다. 궂은 날씨에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랍니다.

                                                                          ------- 낙성대에서 녹시 김재황       
           

내 아호에 대한 석당의 헌시


 

 題號獻詩 漢詩集 (1) [불러도 불러도 끝이 없는 이름이여]

 

 

 

綠 施




金言繡索草樹景

載詩畵育綠色境

晃業所任天地頌

綠施彰德遠波影



금쪽같은 말씀으로

풀과 나무를 찾아

수를 놓고,

詩에 실어

녹색환경을 꿈꾸며 가꾼다.

이는 맡은 바

빛나는 일이라

하늘과 땅이 칭송하니,

푸르게 베푸는

밝은 덕이여

멀리 퍼져 비출지어다.



※ 서울에서「상황문학회」를 이끌고 있으며, 필자의 恩師이신 시인 李聖善 선생님과는 절친한 벗으로서, 필자에게는 師叔이 되시는 녹색시인 金載晃 선생님의 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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