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 소리로 배우다/ 김 재 황 [워낭 소리] 편 까치 소리로 배우다 김 재 황 열린 새해 그 아침에 흰 눈길을 따르는데느티나무 가지 위에 웬 까치가 자리 잡고나한테 ‘꺾어라, 꺾어!’ 타이르듯 말하네. 떠난 여름 그 까치는 마냥 마음 넉넉해서빈 전봇대 꼭대기에 바람 새는 집을 짓고나더러 ‘깎아라! 깎아!’ 나무라듯 외쳤네. (2011년) 오늘의 시조 2024.09.19
밥을 앞에 놓고/ 김 재 황 [워낭 소리] 편 밥을 앞에 놓고 김 재 황 너만 보면 고마워서 고개 깊이 숙이나니그 베풂에 견주자면 모든 것이 하찮을 뿐내 몸도 내 몸 아님을 사람인데 모를까. 너에게서 힘을 얻고 그 힘으로 살아가니밥알 하나 눈물 씹듯 입에 넣을 일이거늘아가야 흘리지 마라, 하느님이 벌주신다. (2011년) 오늘의 시조 2024.09.18
우리 집/ 김 재 황 [워낭 소리] 편 우리 집 김 재 황 때로는 휘었다가 때론 아주 부풉니다,둥글둥글 그 얼굴에 네 식구가 매달린 채언제나 흘러갑니다, 동쪽에서 서쪽으로--. 뒤꼍엔 계수나무 한 그루가 덩그렇고절구질을 또 합니다, 옥빛 토끼 두 마리도밤마다 높이 뜨지만 보이지는 않습니다. (2010년) 오늘의 시조 2024.09.17
서산 읍내 왕버들/ 김 재 황 [천연기념물 나무 탐방] 편 서산 읍내 왕버들 -서산시보호수 14-380 김 재 황 그리 몸을 기울이고 무슨 말을 엿듣는가,잎사귀만 활짝 열면 절로 들릴 그 물소리세월은 입을 다물고 쉼도 없이 흐른다. 목마름을 풀고 나면 절로 춤이 나오는가,소나기를 맞을 때면 활짝 펼칠 그 무지개품속에 세상을 안고 꿈길 홀로 걷는다. (2013년 9월 13일) 오늘의 시조 2024.09.15
서산 읍내 느티나무/ 김 재 황 [천연기념물 나무 탐방] 편 서산 읍내 느티나무 -서산시보호수 14-301 김 재 황 나야 한창 젊었을 때 병역의무 마치려고졸병으로 군대 가서 문지기 일 해냈다만도대체 무슨 이유로 너는 거기 섰느냐. 하루 내내 그림자만 운명처럼 밟고 서서세상구경 못 다니는 푸념 가득 쏟겠지만수백 년 흐른 뒤에는 깨달음을 얻으리. (2013년 9월 13일) 오늘의 시조 2024.09.14
제주시 평대리 비자나무 숲/ 김 재 황 [천연기념물 나무 탐방] 편 제주시 평대리 비자나무 숲 -천연기념물 제374호 김 재 황 우거진 가지들이 온통 하늘 가렸는데바람이 슬쩍 부니 전설 가득 쏟아지고새천년 비자나무는 넓은 품을 내준다. 이따금 새소리가 마음결을 두드릴 뿐흘러든 고요 속을 엿보던 이 떠나가고연리지 사랑나무만 잡은 손에 힘준다. (2014년 9월 17일) 오늘의 시조 2024.09.13
서귀포시 성읍리 느티나무/ 김 재 황 [천연기념물 나무 탐방] 편 서귀포시 성읍리 느티나무 -천연기념물 제161호 김 재 황 졸음이 오는 건가, 비스듬히 쓰러지니맑게 쓸린 하늘가로 오르는 꿈 지녔는지잎사귀 흔든 세월이 바람처럼 가볍네. 펼쳐진 바다 위에 갈매기가 날아가니옛 시절이 그리운지, 눈이 자꾸 감기는데나이테 둘린 시름도 강물같이 흐르네. (2014년 9월 17일) 오늘의 시조 2024.09.12
남해 창선면 왕후박나무/ 김 재 황 [천연기념물 나무 탐방] 편 남해 창선면 왕후박나무 -천연기념물 제299호 김 재 황 그렇듯 쓸쓸함을 달랠 수가 없는 건가정녕 그대 빈 가슴을 채울 수가 없는 건가그럴 땐 이리로 와서 잎의 말들 들어 보게. 하늘이 무너져서 어쩔 수가 없는 건가끝내 그대 나갈 길을 찾을 수가 없는 건가그럴 땐 이리로 와서 가지 끝을 살펴보게. 차라리 이 세상을 떠나가고 싶은 건가오직 그대 모진 삶을 내버리고 싶은 건가그럴 땐 이리로 와서 큰 줄기를 안아 보게. 얼마나 괴롭기에 잠들 수가 없는 건가결코 그대 긴 어둠을 이길 수가 없는 건가그럴 땐 이리로 와서 그늘 밑에 누워 보게. .. 오늘의 시조 2024.09.11
청송 관동 왕버들/ 김 재 황 [천연기념물 나무 탐방] 편 청송 관동 왕버들 -천연기념물 제193호 김 재 황 흐르는 물소리를 곁에 두고 사노라면 둘리는 세월 또한 시리기만 할 터인데그 모습 뽐내는 듯이 가지들을 펼친다. 아무리 겨울밤이 춥고 길며 어두워도소나무 있을 적엔 큰 위안이 됐겠는데뼈 깎은 그루터기만 그 자리를 지킨다. (2013년 6월 23일) 오늘의 시조 2024.09.10
청송 신기동 느티나무/ 김 재 황 [천연기념물 나무 탐방] 편 청송 신기동 느티나무 -천연기념물 제192호 김 재 황 줄기가 썩었기에 큰 수술을 받고서도아직은 괜찮다고 푸른 잎들 내세운다,노익장 따로 없으니 모두 용기 얻기를! 나무나 사람이나 때가 되면 죽겠지만쓰러질 순간까지 보란 듯이 살아간다,본보기 여기 있으니 모든 걱정 버려라! (2013년 6월 23일) 오늘의 시조 2024.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