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 30편) 26. 따스한 안개 따스한 안개 김 재 황 어둠이 걷히는 산봉우리에 숨결 더운 안개가 깔리고 있다. 하늘에 사는 별빛 숲에 내려서 눈물처럼 맺히고, 밤새 나눈 이야기 잎에 떨어져서 꿈처럼 젖고 있다. 고요한 길을 밟고 와서 외로운 창문을 두드리는 이는 대체 누구란 말인가. 오를수록 험한 산골짜기라도 맨발로 뛰어 .. 시 2009.06.17
(다시 시 30편) 4. 잠든 얼굴 잠든 얼굴 김 재 황 달빛 아래 잠들어 있는 콩짜개난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눈시울이 젖어 있다. 너무 깊고 맑게 반짝이며 멀어지는 별빛들. 시 2009.05.20
(자선시 30편) 19. 물빛 눈으로 물빛 눈으로 김 재 황 나무의 눈은 잎에 머문다. 바람에 흔들리는 많은 잎들이 하늘을 보고 산을 보고 나를 본다. 나무와 눈길이 마주치자, 단번에 내 몸이 젖는다. 하지만 나무의 눈은 너무 멀다. 그 안에 비치는 별빛들이 나를 바라보며 하얗게 웃는다. 시 2008.10.13
(자선시 30편) 13. 사랑놀이 사랑놀이 김 재 황 어디만큼 쏘아 올렸나. 우레 소리로 홰를 차고 날아가서 번개처럼 깃을 펴고 꽃피운다. 높이 뿌려놓은 별빛 밟으며 하나로 어우러져 춤을 벌인다. 눈빛 뜨겁게 마주 닿으면 차가운 가슴에도 불꽃이 필까. 저 하늘에 피가 돌아서 어둠의 갈피마다 꽃물 들이고 타다가 스러져서 별을 .. 시 2008.10.07
근하 신년! 새해 인사 드립니다 제 블로그를 방문해 주심에 감사를 드립니다. 새해를 맞이하여 가내 두루 만복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새해 선물로 시 한 편을 보냅니다. ---낙성대에서 녹시가 -------------------------------------------------- 마주잡은 손 김 재 황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니 멀리 산은 첩첩 흘리고 지나온.. 시 2006.12.31
축령산 아래에서 축령산 아래에서 김 재 황 고요가 흘러내린 추위 속의 산골짜기 아직 어린 잣나무도 깊은 꿈이 새파란데 내 마음 머무는 둥지, 구름 위를 엿본다. 길 닿은 모퉁이에 가슴만큼 열린 마당 숨결 더운 공놀이로 그 이마는 땀이 배고 한 발짝 나앉은 까치, 하늘 보며 짖는다. 어둠이 찾아들면 도란도란 돋는 .. 기행시조 2006.01.20
한 해를 보내며 마주잡은 손 김 재 황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니 멀리 산은 첩첩 흘리고 지나온 날들이 가늘게 뻗은 길에 씨앗처럼 박혀서 옳고 그름을 이야기하고 있구나. 아지랑이의 손짓 따라 한 아이가 아장아장 꽃밭으로 들어서던 일 호랑나비 날아간 들길을 질러 키 큰 여인이 가물가물 멀어지던 일 푸른 꿈.. 빛을 향하여 2005.12.26
즐거운 크리스마스 무거운 선물 김 재 황 홀로 길을 잃고 헤매고 있을 때 먼 하늘 어둠 속에서 가난하게 눈을 뜨는 별빛 하나 따뜻한 그 부름에 이끌리면 은빛 종소리 꿈결처럼 흔들리고 이 밤 쉴 수 있는 숲으로 이어진 ��은 오솔길이 선명히 나타난다. 밖에는 너무 가볍게 내린 눈송이 안에는 마냥 작은 숨결로 잠든 .. 빛을 향하여 2005.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