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 30편) 29. 모내기

시조시인 2009. 6. 19. 21:40

       모내기 


                      김 재 황

 






오랫동안 가물었는데

마침내 다디단 못비가 왔다.


비좁다 아우성치는 못자리에서

한 마음씩 쪄서 묶은 모를 던질 때마다

찰방찰방 나도 물장구를 쳤다.


못줄을 당겼다 팽팽하게

그 앞에 일제히 엎드려서 모를 심었다.

너무 깊지도 않고 얕지도 않게

재빨리 놀리는 손끝에서 ‘쪽 쪽’

물이 찢어졌다가 아무는 소리 들렸다.


거뭇거뭇 헐벗었던 논이

싱싱한 풀빛 옷을 차려 입었다.

종으로 횡으로 나란히 줄을 맞추곤

실바람에 모두 한들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