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처럼 구름처럼

관악산 산행기(2)

시조시인 2010. 5. 22. 22:12

 

 화장실을 왼쪽으로 스치며 가피른 산길을 오르기 시작한다. 사진으로 보아서는 별것 아닌 것 같으나, 실제로 오르기에는 그리 만만하지가 않다. 아니, 어쩌면 나만 그런가? 다른 등산객들은 별로 힘들이지 않고 오르는 성싶기도 하다. 그 부러움이라니-----.  

 그 길을 모두 오르면 2갈래 길이 나온다. 오른쪽 길은 인헌동에서 오르는 다른 길인데 경사가 조금 심하다. 그래서 나는 완만한 길을 늘 택한다. 그렇다, 휘파람을 불려고---. 산행은 여기에서 죄회전을 해야 한다.

 죄회전 길이다. 앞에 바위가 있다. 조금 미끄럽다. 노약자는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오른쪽 아래가 계곡이다. 물론, 계곡에는 약하기는 하지만 물이 흐른다.

 등산객들이 계곡을 가로질러 산을 오르고 있다. 앞의 길을 계속 가면 계곡으로 이어진다. 산을 오르려면 계곡을 지나가야 하는데, 다행이 물이 많지 않다. 이런 이런! 등산객 한 분의 이마가 찍혔다. 미안하다.

 궁금해 할까 보아서 계곡의 사진을 하나 찍었다. 사진 조금 더 앞으로는 작은 냇물이 흐른다. 그냥 무시해도 될 정도다. 그러나 한여름에 이 냇물로 세수를 하면 번쩍 정신이 들 정도로 차갑다.

 계곡을 지나서 산을 오르는 길은 몹시 힘들다. 아마도 카메라가 떨린 것을 보면 짐작이 가겠지! 얼마나 숨이 가빴으면 그럴까. 나는 정신을 못 차릴 정도이다. 그러나 그 또한 내 경우에만 해당된다. 왼쪽으로 오른다. 다른 길이 있어도 무시하도록.

 얼마나 오르기가 힘든지, 나는 여기에서 바위에 걸터앉고 만다. 조금은 사방이 터져 있어서 쉬기에는 아주 좋다. 그러나 대부분의 등산객들은 그냥 지니친다. 쉬면 더 힘든다나.

 사실 여기에는 숨겨져 있는 약수터가 있다. 몇 번 나도 물맛을 보았는데, 그런 대로 마실 만했다. 사실은, 수질 검사가 이루어져 있지 않기에 함부로 마시면 안 된다. 예전에는 여기에서 무녀가 굿을 하곤 했다. 최근에는 그런 흔적을 못 보았다. 

 조금 쉬었다가 다시 산을 오르기 시작하면 얼마 후에 다른 길과 만나게 된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가는 사람들은 사당역 쪽에서 올라오는 등산객들이다. 그러니 그 반대로 여기에서 좌회전을 하면 사당쪽으로 내려가게 된다. 나도 한 번 그 길로 오른 적이 있는데, 그런 대로 좋은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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