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처럼 구름처럼

관악산 산행기(3)

시조시인 2010. 5. 22. 22:53

 

 그 길을 따라서 거친 호흡을 하며 조금 더 오르면 한참을 쉴 수 있는 선유천약수터가 있다. 이 약수터는 과거에 수질검사 불합격 판정을 받은 적이 있어서 나는 마시지 않는다. 그러나  쉴 곳은 아무 잘 만들어 놓았다. 운동기구도 준비되어 있고, 벤치도 여러 개를 만들어 놓았다. 왼쪽으로 아주 작은 냇물이 흐른다.

 이게 바로 약수터 모습이다. 목이 마른 사람들은 여기에서 물 한 모금씩을 마시고 산을 오른다. 지금은 합격 판정을 받은 모양인가? 천막이 설치되어 있어서 일단 안도감이 있다. 비가 와도 피할 수 있는 곳은 관악산에서  여기뿐이다.

 약수터 앞의 쉬는 공간이다. 기구를 이용하여 몸을 푸는 등산객이 보인다. 아니 어쩌면, 등산을 하려는 게 목적이 아니라, 운동을 하려는 게 목적인가? 

 내 앞에 보이는 등산객들의 모습을 찍었다. 어떤 사람은 등산객들이 어찌나 많은지, 우리나라 산들이 모두 몸살을 앓고 있다고 걱정한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런 사람들이 많을수록 국력이 강해진다. 국력은 체력이니까. 산을 오르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나는 잘 안다. 

 그 약수터 가로 한 나무가 멋진 모습으로 서 있다. 팻말을 달고 있는데, 돌배나무였던가? 기억이 잘 안 난다. 아무튼 언제인가는 멋지게 달려 있는 열매도 보기는 했다.j

 자, 쉴 만큼 쉬었으니 이제는 목적지인 연주대를 향해 다시 산행을 시작한다. 제법 오르막길이다. 쉬었으니, 이쯤이야 단숨에 올라간다.

 그 위로 오르면 오른쪽으로 길이 나타난다. 그 길이 국기봉으로 가는 길이다. 여기까지 왔는데, 국기봉을 안 가 보고 오를 수는 없다. 저기, 자랑스러운 태극기가 바람에 날리고 있다.

 그건 그렇고, 몸을 돌려 산 정상을 바라본다. 저 산 꼭대기가 오늘의 목표지점이다. 저 높은 곳을 오늘 오르기가 할 수 있을까. 오후에는 비도 내린다는데---. 걱정이 스쳤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오른다.

 오르다가 발걸음을 멈춘다. 관악산에는 병꽃나무가 제법 많다. 꽃이 한창 피어 있다. 그 아름다움이라니! 어찌 사진 한 장을 찍지 않을 수 있겠는가.

 국기봉에서 내려와서 왼쪽 길로 다시 오르기 시작하면 곧 헬기장이 나타난다. 이는 첫 번째 헬기장이다. 물론, 유사시에 군인들이 타고 올 헬기가 내리기 위해 만들었겠지만, 지금은 조난 구조용 헬기가 내릴 수 있는 곳이다. 관악산은 겨울철에 매우 위험하다. 관악산은 '불의 기운'을 띤 산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산이 매우 건조하다. 미끄러지기 쉽다. 관악산은 경복궁을 바라보고 있다. 그래서 경복궁 앞에 해태 조각상을 만들어 놓았다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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