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시어록

아름다운 걸음걸이

시조시인 2012. 2. 21. 07:34

선비는 그 걸음걸이가 학처럼 아름답다.- 녹시

 

 사람의 모습 중에서 걸어가는 모습이 아름답다고 느껴본 적이 있는가. 모름지기 사람은 그 걸음걸이가 아름다워야 한다. 선비는 걸음걸이가 아름답다. 왜 그럴까? 선비는 어짊(仁)을 몸에 두르고 옳음(義)를 따라가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러하니 그는 조금도 망서릴 필요가 없다. 성큼성큼 앞만 바라보고 걸어간다. 그 걸음걸이가 마치 춤추는 듯싶다. 절로 가락이 살아난다.

 멀리에서 바라보면 마치 흘러가는 성싶기도 하다. 거침이 없다. 노자는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다'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렇다, 상선약수(上善若水)! 그 걸음걸이가 바로 물의 흐름이다. 게다가 달밤에 선비가 홀로 걸어가는 모습을 보았는가. 가물가물 지평선 위를 걸어가는 모습이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을 만든다. 귀를 기울이면  그 발자국 소리가 들리는 듯싶기도 한데, 바람 소리가 그 위에 포개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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