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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한 수필가의 신년 편지

시조시인 2012. 12. 31. 20:54

정동한 수필가는 6.25 참전노병이다. 얼마전에는 '소년병의 6.25 참전기'라는 책을 펴내고

전쟁기념관에서 뜻 깊은 잔치 마당을 열었다. 축하객은 백여 명이나 되었는데, 그 중에는

예비역 장성도 있었다. 물론 나도 그 자리에 참석하였는데, 그는 군복을 입고 등장해서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그가 신년 메시지와 함께 다음과 같은 시를 보내왔다.

 

 

      정객들에게

 

                            정동한

 

 

서로 퍼주겠다고 야단들이나

재원 마련에는 말이 없군.

북쪽은 우리를 먹겠다고 벼르는데

서로 먼저 머리 굽혀 협상하겠다니---

아서라!

약하게 보이면 먹힌다는 역사의 교훈

그날의 치욕을 벌써 다 잊었는가?

 

 

나도 6.25를 겪은 사람이다. 겨우 초등학교 2학년 학생이었기에 총을 들고 참전은 못했지만

피비린내 나는 전쟁의 참상을 두 눈으로 생생하게 보았다. 6.25전쟁 당시만 해도 북한이 남한보다 잘

살았다. 그들은 그 힘을 이용하여 모두 깊은 잠에 빠져 있는 6월 25일 일요일 새벽에 남침을

시작했다. 서울에 있다가 한강 철교가 폭파당하는 바람에 나는 피난도 못 가고 갇혀 버렸다.

정동한 수필가의 시를 받고,  시조 한 수를 답신으로 보낸다. 

 

 

        정객들에게

 

                                 김 재 황

 

 

왜 북한 쪽에다가 못 주어서 안달인가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단 그들인데

모두들 정신 차려라! 힘 없으면 뺐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