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김 재 황
우선은 그들 눈에 띄어야만 할 일이다,
배고픈 마음마저 끌어야 할 빛깔과 꼴
되도록 빠른 날개를 지니게 할 일이다.
아니면 짙은 냄새 넓디넓게 펴야 한다,
깊숙이 숨은 데로 코를 박고 날아들게
더듬이 멀리 늘여서 꼭 찾도록 만든다.
하기는 물과 바람 도움이야 있긴 있지
아닌 듯 그러한 듯 나서지는 못하지만
반드시 그 삶의 씨는 남들처럼 챙긴다.
[시작 메모]
꽃에는 ‘한 꽃봉오리 안에 수술만이거나 암술만 갖추고 있는 꽃’인 ‘단성화’(單性花)가 있는가 하면, ‘한 개의 꽃 속에 수술과 암술을 모두 가지고 있는 꽃’인 ‘양성화’(兩性花)가 있다. 단성화에서 수술만 있는 꽃은 ‘수꽃’이고 암술만 있는 꽃은 ‘암꽃’인데, 수꽃과 암꽃이 ‘다른 그루에서 피는 것’이 있고 ‘같은 그루에서 피는 것’도 있다. 이들은 ‘가루받이’가 목적이다. 물론, ‘수술과 암술이 모두 퇴화하여 씨가 생기지 않는 꽃’도 있다. 이는 ‘무성화’(無性花)이다.
시조에서 단시조 하나하나를 ‘수’(首)라고 부르며, 두 수 이상이 모여서 이루어진 전체 시조가 ‘연시조’(連時調)이며 부르는 명칭을 ‘편’(篇)이라고 한다. 단시조에 있어서 그 구조는, 3장(章) 6구(句) 12음보(音步) 또는 소절(小節)로 되어 있다. 여기에서 나는 ‘소절’보다는 ‘음보’라는 말을 더 좋아한다. 음보는 바로, ‘소리걸음’이라는 뜻이니 어찌 내 마음에 들지 않겠는가. 그리고 3장은 ‘초장’(初章)과 ‘중장’(中章) 및 ‘종장’(終章)으로 되어 있다. 종장이 무겁다.
[녹색신문 제263호 게재]
김 재 황
1987년 월간문학 신인작품상 당선. 시조집 [묵혀 놓은 가을엽서] [서호납줄갱이를 찾아서] [나무 천연기념물 탐방] [워낭 소리] [서다] [서다2] [지혜의 숲에서] 외. 동시조집 [넙치와 가자미]. 시조선집 [내 사랑 녹색 세상] 당시와 시조 [마주하고 다가앉기] 산문집 [비 속에서 꽃 피는 꽃치자나무] [시와 만나는 77종 나무 이야기] [시와 만나는 100종 들꽃 이야기] [그 삶이 신비롭다] 등. 시집과 평론집 다수. 세계한민족문학상 대상 수상 및 제36회 최우수예술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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