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동품
김 재 황
못 잊는 표정들을 긴 꿈처럼 새기려고
눈감은 삭정이에 빨간 불씨 묻어 본다,
가까이 귀를 대어도 알아듣지 못할 말.
가늘게 새긴 무늬 흐르다가 멎은 곡선
실 같은 이야기가 엷은 미소 내보이고
갈수록 넋이 이울어 마음 울린 빛이여.
못 여민 숨소리를 등불 보듯 따라가면
물빛 돈 알몸들이 안겼는데 깊은 하늘
이제야 이름 앞에서 왠지 자꾸 서럽다.
(199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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