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제비꽃 그 숨결이] 편
서산 팔봉산에서
김 재 황
1.
이어서 솟아난 봉 때아닌 눈 쏟아지고
맨발로 떠는 춘란 껴안는데 모정의 품
천제 터 해진 흔적이 기슭마다 아문다.
2.
영지는 수풀 안에 귓바퀴를 열며 살고
소나무 이른 언덕 돌아앉은 층층 절벽
칠성당 펼친 자락에 목숨 맡긴 기도여.
3.
잊게 된 운암사지 이른 밤을 지새우면
그늘에 숨은 산삼 살금살금 피우는 잎
국수봉 뚫린 하늘로 마지막 길 열린다.
(200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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