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 玉盆에 시문 花草/ 작가 미상
[원본]
玉盆에 시문 花草 金盞玉坮 分明허다
根不培一點土요 葉不濕半夜露라
아마도 淡泊盆香은 너뿐인가 (하노라.)
[역본]
좋은 분에 심은 화초, 수선화가 확실하다
뿌리 흙을 안 돋아도 꽃잎 이슬 안 젖는다
아마도 화분의 향긴 담담한 게 너뿐이리.
[감상]
초장을 본다. ‘옥분’은 ‘아름답고 귀한 화분’을 가리키는 성싶다. ‘금잔옥대’는 ‘금 잔에 옥 받침’이라는 뜻인데, 수선화를 나타낸다. 좋은 화분에 화초를 심었는데, 그게 수선화가 확실하다는 말이다. 수선화의 등장이다. 중장을 본다. 원래 화초는 이따금 뿌리 흙을 돋아 주어야 한다. 그래야 그 화초가 잘 자란다. ‘엽불습반야’는 ‘잎은 밤 이슬에도 젖지 않는다.’라는 말이다. ‘엽’을 그냥 ‘잎’이 아니라 ‘꽃잎’으로 보기도 한다. 이슬을 견딜 수 있는 힘은 뿌리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화초를 기르는 일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 아름다움을 감상하려면 그만큼 땀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 이야기를 중장에서 하고 있다. 종장으로 간다. ‘담박분향’은 ‘담담하게 피어 오르는 화분의 화초 향기’이다. 그게 너뿐이라고 한다. 수선화에 대한 예찬이다. 내가 보기에 수선화의 장점이라면 매화보다 일찍 추위를 물고 핀다는 점이다. 꽃말은 ‘조건 없는 사랑’ 또는 ‘부활’이다. 제주도에서는 흔하게 보는 꽃이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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